[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제재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2심까지 승소하면서 손 회장의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지 않은 만큼 근시일 내 증권사 인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손 회장의 연임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DLF 손실 사태’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는 모습이다. 손 회장 측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우선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의 연임 가도에 ‘그린라이트’가 켜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곧 손 회장의 경영전략이 당분간 계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금융 경영전략의 중심을 관통하는 코드는 ‘비은행 계열사 육성’이다. 지난 2019년 지주사를 재출범한 이후 우리금융의 주요 비전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속적으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재출범 첫해부터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고, 지난 2020년에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이 좋은 사례다. 올해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 우리금융F&I를 출범시켰다.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 역시 2019년 10.3%에서 2020년 15.0%, 2021년 17.2%, 올해 상반기 18.5%까지 빠르게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30% 수준에 육박하는 비중을 달성한다는 것이 우리금융의 목표로 알려져 있다.
이토록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채택하면서도 여전히 우리금융은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이 잠재 매물로 거론돼 왔다. 이 가운데 SK증권은 피인수설을 직접적으로 부정했다. 적당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지만 우리금융 측은 여전히 증권사 인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실탄’은 넉넉하기 때문에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면서 “손태승 회장 관련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 인수 후 우리종금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 등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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