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6개월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 물량 해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거래대금이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 수급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4조원가량의 물량 폭탄은 지수를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의 6개월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 물량 해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전기차배터리 제품을 점검하는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의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의무보유 확약은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등 주요 주주에게 일정 기간(3~12개월)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제도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라는 이름 아래 올 1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오는 27일 해제된다.
대상 물량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주식 중 86.09%에 해당하는 2억146만365주다. 이 가운데 1억9150만주는 최대주주인 LG화학의 지분이고, 나머지 996만365주(4.26%)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이다.
LG화학은 당장 지분을 팔 가능성이 낮은 만큼 실질적으로는 기관투자자 보유분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개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면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난해 11월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8%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장 3개월을 맞은 지난 4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전체 주식의 4.4% 가량인 187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린 바 있다. 당일 주가는 1.30% 빠졌고 이날 이후에도 기관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하락률은 8.12%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번 보호예수 해제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휘청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통가능한 물량이 상장 주식의 10% 미만 수준으로 워낙 적은 까닭이다. 작은 수급 변화에도 큰 변동폭을 나타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나아가 코스피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시장에 나올 기관 물량만 따져도 지난 25일 종가(39만1000원) 기준 3조8945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25일 하루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5조7774억원)의 약 67%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보호예수 물량이 전체 주식으로 보면 4% 정도지만 유동주식 상으론 41%에 달한다”면서 “보호예수 해제일인 27일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보호예수 물량 해제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유동 물량이 많아지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9%인 유동비율이 보호예수물량 해제로 15%까지 상승할 경우 패시브 자금은 이론상 약 2500억원 유입될 수 있다”면서 “수급 불안정을 근거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8월 MSCI 분기 리뷰를 겨냥해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