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주식시장 ‘큰손’ 국민연금공단 보유 주식들의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지분율 10%가 넘었던 증권주의 비중은 줄이고 경기 영향이 적은 음식료, 의류주 등의 비중은 늘어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 증시가 침체되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 주식시장 ‘큰손’ 국민연금공단의 보유 주식들의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6월 한달 동안 한국금융지주 주식을 17만6494주 매도했다. 국민연금은 한국금융지주의 2대 주주다. 지난해 말 기준 11.31%에 달하던 지분율은 9.08%로 낮아졌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한국투자저축은행과 한국투자캐피탈 등 다양한 투자회사를 갖고 있다. 매출 비중은 한국투자증권이 압도적이다.
BNK금융지주 주식도 741만2985주 매도했다. 올해 초 BNK금융지주 주식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22%였지만 지난 8일 기준으로 9.95%까지 떨어졌다. BNK금융지주는 BNK투자증권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BNK금융지주의 주요 비(非)은행 수익원으로서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 밖에 국민연금의 삼성증권 지분율도 지난 4월 6일 기준 9.96%로 10%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증권 지분 11.29%를 보유했던 국민연금이었다.
DGB금융지주의 지분율도 올해 초 12.65%에서 4월 11.59%로 지난달 30일 기준 10.57%로 지속 낮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증권주 매도는 올해 초부터 지속된 미국의 통화긴축에 따른 대처로 볼 수 있다. 미국발 통화긴축에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증시 거래대금 급감, 채권투자 손실 확대 등 증권사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거래 대금은 지난해 보다 27% 넘게 줄어든 20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그러나 증권주의 비중은 줄이는 속에서도 경기 상황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 방어주는 다시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MLB와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기업 F&F의 주식을 매수했다. F&F 전체 지분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20일 7.31%로 늘어났다. 직전 보고서 제출날짜인 지난해 6월 16일에는 5.26% 수준이었다.
대표적 경기 방어주인 음식품주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율은 지난 4월 6일 7.89%였지만 지난달 27일 기준 8.90%로 올랐고, CJ제일제당의 지분율 지난달 12.44%로 지난해 말(11.89%) 대비 소폭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올 4월 기준 36조2000억원의 손실을 냈다”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향후 실적 역시 불확실한 만큼 증권주 비중을 축소하며 수익률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