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CJ대한통운이 물류 현장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기술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근력 보조 '웨어러블 슈트'를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현장 테스트를 거쳐 2차례 개량된 버전을 제작했으며, 이른 시일 내로 물류 현장에 투입해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 직원들이 근력을 증강시켜주는 '웨어러블 슈트'를 입고 택배 상자를 들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웨어러블 슈트는 작업자의 특정 행동에 힘을 보태 물류 현장 근로자들의 △피로도 감소 △부상 방지 △작업 효율 향상 효과를 불러온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에 공동 개발한 웨어러블 슈트는 경량화를 통해 2.4kg까지 줄였고, 허리·허벅지 등 주요 근육 사용량은 23% 이상 줄여줌과 동시에 산소 소모율도 기존 대비 15% 이상 낮춰준다"고 설명했다.
택배 현장에서는 근로자 외에도 포장 용기 역시 필수 요소다. 그러나 불필요하게 과대 포장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자원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군포 풀필먼트 센터 상품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배송 박스 평균 크기를 10% 가량 줄이기도 했다. 이는 상품별 체적 데이터와 주문 정보를 조합해 박스 크기를 다시 설계하는 기술이다.
CJ대한통운은 3개월간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의 종류·수량 등의 데이터에 근거해 112억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했고, 최적화된 박스 크기 9종을 찾아냈다. 최적 박스는 오는 8월 군포 풀필먼트 센터부터 적용된다. 배송 박스 크기가 작아지면 빈 공간도 줄어들고, 이에 따라 택배 기사들이 운행하는 차량 내 적재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 물류 창고 안에서 로봇들이 박스를 실어나르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이 밖에도 CJ대한통운은 최첨단 자동화 로봇 기술을 미국 통합 법인 CJ 로지스틱스 아메리카의 텍사스 현지 물류 센터에 적용하고자 자율 주행 이송 로봇(AMR)·자동 팔레트 트럭(EPT)·자율 주행 트럭 로더(ATL) 등 맞춤형 자동화 로봇 기술 도입을 위한 다양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거리 횡단 이동에 최적화된 무인 로봇 장비 EPT는 1회당 최대 4개의 팔레트를 동시에 옮길 수 있다. ATL은 주로 입출고 업무를 담당한다. 일반 지게차와 같이 팔레트를 적재하거나 내려놓는 작업이 가능하고, 팔레트 단위 상품들을 보관 장소로 이동·적치·피킹·운반하는 작업을 자동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AMR은 작업자 이동 범위를 최소화시켜 생산성을 22%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전언이다.
CJ대한통운 TES 물류 기술 연구소는 '12대 핵심 기술과 마스터 플랜'을 통해 로봇·AI·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피킹 카트 또는 로봇이 최적 동선을 찾아 이동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이고, 상품 보관 선반 혼잡도 관리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팔레트에 적재된 박스를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주는 '디팔레타이저' 시스템은 인공 지능(AI) 딥 러닝 기술로 박스의 체적을 인식하고, 한번에 여러 상품을 들어올릴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는 다품종 소량 주문 비중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물류 운영의 복잡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CJ대한통운이 물류 현장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김경훈 CJ대한통운 TES 물류 기술 연구소장은 "고객 주문 상품 품목 다양성 확대로 빅데이터와 AI에 근거한 첨단 물류 기술의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