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금융지주 3사가 금리인상에 힘입어 모두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인상 여파로 계열사별 실적은 엇갈린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은행 부문은 순이자마진 확대로 광폭 성장한 반면, 주식시장과 연관된 증권·자산운용 부문은 침체하거나 적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연결 지배지분 기준 505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지난해 상반기 4680억원에 견줘 17.2% 성장했다. 유가증권이익이 감소하고 코로나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 3사가 금리인상에 힘입어 모두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인상 여파로 계열사별 실적은 엇갈린 모습이다. 은행은 이자이익 확대로 크게 성장했고, 증권·자산운용은 주식시장 침체로 부진했다./사진=각사 제공
DGB금융그룹은 상반기 28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3078억원 대비 7.2% 감소했다. 비은행 계열사인 DGB생명의 보증준비금 적립 관련 회계정책 변경으로 전년 동기 실적에 290억원이 소급 합산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변경 전 실적으로 보면 전년 동기 2788억원 대비 2.4% 증가해 반기 기준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그룹도 3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2784억원 대비 1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과 비용 효율성 개선이 시너지를 보이면서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익을 경신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3사의 실적 호조는 금리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은행부문 이자이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그룹별 2분기 NIM을 살펴보면, BNK가 1분기 1.97%보다 0.04%포인트(p) 증가한 2.01%(부산 2.03%→2.07%, 경남 1.88%→1.93%), DGB가 1분기 2.06% 대비 0.08%p 증가한 2.14%(대구 1.94%→2.03%), JB가 1분기 3.00% 대비 0.03% 증가한 3.03%(광주 2.44%→2.52%, 전북 2.74%→2.79%)를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지방은행 특성상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탓에 대출 증가세가 꾸준했고,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일시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영향도 한몫했다.
은행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40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3689억원 대비 9.7% 증가했다. 예대금리차 확대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상, 금융채금리 급등, 유동성 규제완화 종료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부산은행이 5.9% 성장한 2456억원, 경남은행이 16.1% 급증한 159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DGB의 은행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은 전년 상반기 1927억원 대비 11.7% 증가한 215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약 395억원의 선제적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또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감소해 비용통제가 효율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JB의 은행계열사인 JB전북은행은 전년 동기 865억원 대비 22.0% 급증한 1056억원, 광주은행은 전년 동기 1026억원 대비 21.8% 증가한 1249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달성했다.
3대 지주사의 비은행부문 계열사 실적은 엇갈렸다. 특히 캐피탈 부문에서 3사 모두 크게 성장한 반면, 금리인상에 악영향을 받은 증권·자산운용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BNK는 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가 역신장하거나 적자전환했다. 비은행부문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0.0%에서 28.9%로 줄어들었다. 계열사별로 BNK캐피탈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건전성지표 개선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714억원 대비 66.2% 폭증한 118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BNK투자증권과 BNK자산운용은 채권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 등의 우려로 유가증권 손실이 확대되면서 크게 부진했다. BNK투자증권은 IB부문의 수수료수익이 증가했음에도 유가증권 관련 손실이 확대되면서, 전년 동기 650억원 대비 26.8% 감소한 476억원을 기록했다. BNK자산운용은 70억원 흑자에서 124억원 적자로 전환하며 실적 부진을 맛봤다. BNK저축은행도 115억원에서 42.6% 급감한 66억원에 그쳤다.
DGB도 DGB캐피탈이 견조한 영업자산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382억원 대비 18.3% 증가한 45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은 64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865억원 대비 25.7% 급감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상품운용 관련 손실이 발생했고, 주식시장도 침체하면서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하이자산운용도 1년전 23억원에서 25억원으로 8.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분기 14억원의 순이익에 견주면 2분기에는 11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DGB생명도 66.2% 급감한 13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JB는 JB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한 비은행부문에서 모두 선방했다. JB우리캐피탈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0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JB자산운용은 전년 동기 대비 150.9% 폭증한 63억원, 그룹의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PPC뱅크)은 전년 동기 대비 94.8% 증가한 148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JB인베스트먼트는 18억원에서 9억원으로 50.4% 감소했다.
3대 금융지주의 수익성 지표는 JB를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다. 상반기 기준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BNK가 10.57%→10.72%, DGB가 12.10%→10.61%(전년과 올해 2분기 기준), JB가 14.5%→15.2%를 각각 기록했다. 총자산수익률(ROA)은 BNK가 0.82→0.80%, DGB가 0.74%→0.65%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JB가 1.14%를 기록해 업종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건전성 지표도 개선흐름을 보였다.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의 경우 전년 동기에 견주면 BNK가 0.53%→0.38%, DGB가 0.60%→0.53%, JB가 0.65%→0.56%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BNK가 0.38%→0.32%, DGB가 0.46%→0.38%, JB가 0.59%→0.53%로 모두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연말이나 전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건전성이 악화된 기업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사는 올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안요인을 고려해 선제적인 리스크 및 자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하반기 경영관리 방향은 대내외 불안요인에 대비한 그룹차원의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고, 코로나 19 피해 소상공인 및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금융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상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하반기에는 자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은 실적보고서를 통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 고위험업종 및 경기민감업종을 선정해 익스포저(위험노출)와 신용여신 및 모니터링이 필요한 차주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