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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 DNA 손상 정밀 예측 모델 개발

2022-08-01 11:48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방사선이 사람 몸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보통 40~50년에 걸쳐 추적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나 소요 시간이 너무 길고 우주처럼 실제 맞닥뜨리기 어려운 환경인 경우도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핵물리모델 기반 분자 간 거동 해석 시뮬레이션 기술(M&S) 기술로 방사선 손상을 예측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손상 정밀 예측 모델을 통해 방사선 입자가 DNA 구조에 충돌하는 모습./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선 DNA 손상 정밀 예측 모델'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방사선량에 따라 생물체 DNA가 얼마나 손상되는지를 정밀하게 예측하면 방사선 치료 시 인체 영향 등을 사전에 평가·대비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유럽 우주국(ESA)·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원자력연구원 역시 2021년부터 DNA·단백질 등 몸속 물질의 방사선 손상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이번 모델 구축을 위해 복잡한 DNA 구조를 ‘굵은 알갱이 모형(Coarse Grained)’으로 변환했다. 실제 DNA 구조는 개별 원자들로 표현되는 반면, 굵은 알갱이 모형은 보다 큰 단위로 묶여있는 형태다. 굵은 알갱이 모형을 이용하면 각 원자 사이의 여백 공간에 미치는 방사선량까지 포함할 수 있다. DNA가 외부로부터 영향 받은 방사선량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DNA를 구성하는 여러 종류의 원자들이 각각 어느 시점에 손상되는지를 파악했다. 같은 DNA 내에서도 원자별로 손상되기 시작하는 방사선량이 다르다. 연구진은 원자 간 결합이 끊어지는 순간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방사선에 의한 DNA 손상 정도를 모사하는 '시뮬레이션 코드'를 완성했으며, 기존 기술과 유사한 정확도를 확인했다.

굵은 알갱이로 변환한 DNA 원자 구조./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기존 기술은 추적 연구를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계적으로 예측한다. 이에 반해 연구원이 개발한 모델은 사전 데이터가 없는 동물에도 적용할 수 있고, DNA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단백질 구조의 손상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원자별 손상 값을 독립적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기존 대비 방사선 손상 위치와 종류까지 정밀하게 판별한다. 연구원이 개발한 모델은 DNA 수준에서 손상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이번 DNA 모델을 시작으로, 개체 전체에 대한 방사선 손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원천 기술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방사선 손상 시뮬레이션은 원자력 외에도 우주,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하다"며 "국제적으로 새롭게 부상한 방사선 M&S 기술 분야에서도 연구원의 우수성을 발휘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월 5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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