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속에서도 날개를 활짝 폈다. 특히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령탑에 앉은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 부문장(부사장)의 경영 성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이준서 부문장./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9890억 원, 영업이익 10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6%, 44% 늘어난 금액이다. 패션 기업들이 꿈에 그리는 10% 영업이익율도 달성했다.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 2조 원에 가까운 매출고를 올릴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으로 진두지휘해온 이 부사장의 공이 크다. 이 부사장은 취임 당시 코로나19 시국인 점을 감안해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중심으로 위기 대응 전략을 펼쳤고, 이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수렁에서 건져내는 주효한 전략으로 통했다.
먼저 이 부사장은 자사 대표 온라인 마켓인 SSF샵을 사용자 중심의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집중했다. 직관적인 이미지 구축은 물론 사용자가 편하게 탐색하고 쇼핑할 수 있도록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또 자사 브랜드 위주의 판매 정책에서 벗어나 '어나더샵'이라는 별도의 온라인 몰을 열고 신진 디자이너와 스트리트 브랜드를 입점시켜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품목을 대폭 늘렸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와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트에도 힘쓰고 있다. SSF샵의 라이브 커머스와 동영상 콘텐츠 등 신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용 유튜브 채널 '세사패TV'를 개설해 13만 여명의 구독자들과 긴밀한 공감대를 이어가고 있다. 세사패TV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내 직원들이 직접 세사패TV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도 늘렸다. 빈폴 악세서리의 온라인화에 이어 고급 브랜드 구호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구호 플러스'를 선보였으며, 사업 부진으로 2016년 철수했던 정장 브랜드 '엠비오'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3년 만에 다시 부활시켰다.
이렇듯 소비자와의 온라인 접점을 다방면에서 확대한 결과 SSF샵의 매출은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2020)과 비교해 4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증가했다. 고객 유입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부진한 브랜드를 빠르게 정리하고 신규 브랜드를 발굴한 점도 이 부사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5월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콜롬보를 SG세계물산에 넘겼다. 이탈리아 명품 가죽 브랜드 발렉스트라 사업도 중단했다.
서울 증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있는 프랑스 브랜드 아미 매장 전경./사진=삼성물산 패션 제공
새롭게 들여온 대표적 브랜드로는 아미와 메종키츠네가 있다. 아미는 하트 모양에 알파벳 A가 결합한 로고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이며, 메종키츠네는 여우 심벌로 유명하다.
현재 두 브랜드는 MZ(밀레니얼+Z) 세대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국내에 안착했으며, 그 결과 올해도 지난해 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국내 토종 브랜드 빈폴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감률도 20% 신장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새롭게 선보이는 '구호 골프' 등 골프웨어 사업의 성과도 기대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호 골프웨어의 경우 두 차례 캡슐 콜렉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입증하면서 정식으로 출시하게 된 브랜드다. 아울러 최고급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 란스미어에서 프리미엄 골프웨어에서도 도전하는 골프웨어 라인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 소비 회복과 더불어 온라인몰 강화,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 전략까지 뒷받침되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