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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국힘...비대위 체제 앞두고 내홍 절정

2022-08-04 17:01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당이 '비상상황'인지 아닌지를 둘러싼 논란에서부터 시작해 '비대위 성격'이나 '활동기간', '이준석대표의 거취문제'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국민의힘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오는 5일과 9일 각각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서 의원은 당 중앙 윤리위원회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로 '사고' 상태에 놓여있는 이준석 대표의 거취와 관련, "비대위가 만들어지는 즉시 자동적으로 이준석 대표는 해임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가 출범하면 다음에 열리는 게 전당대회"라며 "해석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는)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를 한 가운데 8월1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나 이같은 해석을 두고 당 내에서는 '비대위 출범 뒤 조기 전당대회’ 시나리오는 결국 이 대표의 정치적 복귀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4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헌당규상 비상상황은 대표가 교체돼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상태는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로 6개월간 '사고'로 물러나 있는 상황이고 6개월 후에는 복귀가 가능한 상태다. 당헌당규상 이 대표를 교체해야 할 근거도 없다. 비상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일반 국민들의 상식으로 볼 때에는 이 대표가 (직무정지된 상태라는 점에서) 비상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당에서 얘기하는 비상상황은 당헌당규상 비상상황이라고 우기는 것"이라며 "당 대표를 잘라야 하는, 교체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최재형 의원도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눈에는 당권 다툼으로 보일 뿐"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의 말실수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가 담긴 텔레그램 유출로 원내대표의 지도력이 약화된 상황은 당사자가 책임 지면 되는 것이지, 그 자체를 비상 상황이라고 볼 순 없다"라고 못박았다.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흠결이 있다고 본다. 당 내 민주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를 다 회손됐다"라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해) 사퇴한 최고위원들을 불러놓고 의결한 과정부터가 꼼수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당원들이 뽑은 지도부인데, 최고위원들이 비상 상황이라는 이유로 한 명씩 사퇴하면서 지도부를 붕괴 시키는 것은 당원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향후 국민과 당원이 뽑은 당 지도부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당 대표와 지도부 간의 정치적으로 마찰이 생긴다면 (또다시) 지도부의 정당성을 붕괴시킬 정당성이 생길 수 있지 않나"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조해진·하태경 의원도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기전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돌아올 수 있는 비대위를 위한 당헌개정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들이 내놓은 당헌 일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당 대표가 '사고' 상황일 때는 대표 지위가 유지되도록 하고 당무에 복귀하면 최고위원을 선임해 잔여 임기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즉 이 대표가 '사고'로 물러나 있는 6개월 동안만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두 의원은 이를 '상생 당헌 개정안'으로 이름 붙이고 "이준석 컴백이 가능한 개정안"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우리 당은 의원총회에서 이미 이 대표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했다. 당대표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젊은 당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명분 없는 징계에 이어 억지 당헌 개정까지 하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몰아내기는 당헌·당규와 법리적으로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5일 상임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를 열고 현 상황이 당헌·당규상 ‘비상상황’이 맞는지 유권해석을 내린다. 또한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권한이 주어지도록 당헌96조에 대한 개정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9일에는 전국위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고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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