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주목받은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에도 실패하며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재욱 쏘카 대표가 앞서 ‘공모 철회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쏘카의 상장 완주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주목받은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에도 실패하며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4·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쟁률이 100대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사실상 참패했다는 평가다. 통상 흥행에 성공할 경우 경쟁률은 1000대 1을 넘기기 마련이다.
당초 쏘카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공모 금액은 1547억~2047억5000만원, 시가총액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가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밴드를 한참 밑도는 2만5000~3만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도 신청률이 약 17%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사주조합으로 배정된 91만주 중 약 16만주만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일각에서는 쏘카가 공모를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증시 침체로 공모를 철회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등장한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현대엔지니어링·태림페이퍼·원스토어·SK쉴더스·현대오일뱅크가 잇달아 공모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기관 수요예측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IPO를 전면 중단했다.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공모가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자 상장을 포기했다.
다만 아직까지 희망은 남아 있다. 쏘카를 이끄는 박 대표가 상장 완주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증시가 좋아지길 기다리기보단 공모자금으로 인수·합병(M&A), 신사업, 기술 투자를 통해 멀리 갈 기회를 만드는 게 낫다”면서 “상장철회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쏘카가 공모가·공모주식수 등 공모구조를 변경해 잔여 상장일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쏘카는 총 공모 물량을 20% 줄이면서 2만8000원선에서 공모가를 제출한 일부 기관들에게 추가로 투자 주식 수를 써낼 의사가 있는지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기존 희망 공모가보다 17~40% 내린 2만8000원선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쏘카의 경우 현재 사업 확대, 수익성 개선 등을 위해선 IPO 강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공모 자금의 절반 이상을 모빌리티 관련 기업의 M&A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아예 상장을 포기하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쏘카는 오는 9일 공모가를 확정해 발표한 뒤, 10~1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