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준비했다가 시의 행정권이 바뀌면서 추진 못했던 침수조, 배수조와 물을 잡아주는 지하 터널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하자"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임시장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갖고 "종합적인 물관리를 통해 집중호우 등 이상현상에 대한 재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고견을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시 곳곳에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그 책임 소재를 놓고 과거 전임시장과 시의회의 결정에 대해 책임 소재 논란이 9일 일어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염두에 두고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 9일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함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도심침수 대책회의에서 "월요일부터 수도권에 아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국민들께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금 이런 이상 기상현상에 대해 기상계측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라고만 볼 것이 아니라 향후 이런 이상현상들이 빈발할 것으로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집중호우 상황에서 응급 복구, 피해 지원을 지금 당장 실시간 해야 되지만 오늘 논의는 기본적인 예산이라도 확보해 여기에 대한 준비를 빨리 시작해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수위가 상승됨으로 인해 저지대에 침수가 일어나고, 그러면 지하 주택에 사는 분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불 보듯 뻔한 것"이라며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국가의 모든 물길에 대한 수위, 모니터를 늘 하고, 여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서 즉각 경고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관계 부처와 지자체가 국가 하천, 지방 하천, 본류와 지류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물길에 대한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 최소화에 전력을 다해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현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AI 홍수 예보, 디지털 트윈, 도심 침수 및 하천 범람 지도 등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물 재해 예보 대응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