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하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당 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김기현 의원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조기전당대회(조기전대) 개최가 확실시 되면서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차기 당 대표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등 벌써부터 당 대표직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다.
안 의원은 비대위 전환 당일인 지난 9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당권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안 의원은 이날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라며 “만약 전당대회가 몇 월에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시작된다면 이렇게 답을 드리겠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김기현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한 당 지도부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중립적인 인사들까지도 이제 더이상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느냐"라면서 "여기서 '좌고우면'하기보다 정부·여당이 빨리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 보이는 것이 옳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적절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묻는 질문에 “공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이 옳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개인 정치인이 몇 월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조기전대를 주장하고 나선 김기현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조기 전대를 통해 정상적인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1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비대위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라며 "(우리가)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데 뒤로 미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비대위를 계속한다는 건 비정상적 위기 상태를 자인하는 거 아니겠나"라며 "집권 여당이 대통령 임기 초반에 정상적인 지도부를 구성할 수 없는 어려움이 처해 있다고 국민들 앞에 자인하는 건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8월 말이 되면 정상적인 지도부를 구성하고 그것도 이재명 의원(대표)를 포함해서 강성 지도부로 나올까 싶은데, 우리당 지도부가 정통성·합법성·민주성에서 취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비대위로 구성되면 야당 지도부와 맞상대하는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견된다"라며 "그것이 국정 운영에도 큰 부담으로 남게 될 거다. 강력하고 지도력을 갖춘 지도부를 하루 빨리 구성하는 게 옳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5월 20일 오후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징계안 상정이 부당하다며 항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이런 가운데 일찌감치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나선 김 의원은 당 내 공부 모임인 ‘새미래’는 물론 외부 활동을 통해 당권 도전을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대선기간 내내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정권교체에 기여했던 김 의원은 당 내 지지 기반이 취약한 안 의원에 비해 안정성 면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인지도 면에서는 아직 약세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1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이순신 장군의 위기극복 리더십’을 주제로 영화 ‘한산:용의 출현’ 상영회를 연다. 목함지뢰 폭발 사고 유공자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K9 자주포 폭발 사고 생존자 이찬호 예비역 병장, 일반 국민 50명 등 총 200명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위기 상황 속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 의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된 관계로 영상으로 내빈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