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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강사, 민간분야도 모자라 공공까지 담합

2022-08-11 15:15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제강사들이 민간분야 철근 가격담합에 이어 공공분야 입찰까지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2012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간 동안 조달청이 정기적으로 발주한 철근 연간단가계약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물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한 현대제철 등 11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65억 원을 부과하고 이 중 7개사 및 7개사의 전·현직 직원 9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산하 각종 공공기관이 사용할 철근을 구매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연간 총 130~150만톤의 물량에 대한 입찰을 실시하고 있는데, 현대제철 등 국내 7대 제강사와 코스틸 등 압연사들이 이 사건 입찰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빌렛(왼쪽)과 철근./사진=공정위


이 사건담합의 대상인 철근은 고철을 녹여서 빌렛 등을 생산하는 과정인 제강 공정과 빌렛 등을 압연하는 압연 공정을 통해 제조되고 있는데, 제강시설을 갖추고 있어 제강 공정과 압연 공정을 통해 철근을 제조하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을 ‘국내 7대 제강사’라고 한다.

또한 제강시설이 없어서 빌렛 등을 구매한 후 압연 공정을 통해 철근을 제조하는 코스틸 등은 ‘압연사’라고 한다. 

이번 사건 입찰은 납품장소와 운반조건 그리고 철근의 강종이나 규격 등에 따라서 크게 5개 분류로 나눠 실시돼 다소 복잡한 입찰방식이었음에도 불구, 피심인들은 2012년 입찰부터 2018년 입찰까지 장기간에 걸쳐서 매번 일정 비율로 낙찰받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분류별로 응찰해야 하기 때문에 총 28건의 입찰이 있었으나, 희망수량 경쟁방식의 입찰에서도 단 한 번도 탈락 업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2015년 입찰 관련 가격자료 제출일에 대전역 인근에서 모임을 갖고 낙찰 물량을 배분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제강사 직원 업무수첩 내용./사진=공정위


입찰참가 업체들의 투찰율은 98.94%에서 99.99%에 이르렀으며. 특히 2012년부터 2015년도에는 거의 99.9% 이상이고 대부분은 99.95%를 넘겼다.

조홍선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번 조치는 공공분야 철근 입찰 시장에서 은밀하게 장기간 동안 이뤄진 담합을 적발·제재한 것으로 주택·건설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경제적 파급력이 큰 철근시장에서의 경쟁제한 행위를 시정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분야 철근 가격 담합 그리고 철스크랩 구매 담합에 이은 공공분야 철근 입찰담합에 대해서도 엄중 제재함으로써 제강사들이 담합을 통해 가격 등을 인위적으로 조정해온 관행을 타파해 향후에는 철근 등의 판매시장에서의 경쟁질서가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국장은 “공정위는 물가상승의 우려가 지속되는 현 국면에서 국민생활 밀접 분야 외에도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자재·중간재 담합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고 담합 적발 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각 업체별 낙찰비율./자료=공정위


한편 11개사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화진철강, ㈜코스틸, ㈜삼승철강, ㈜동일산업 등이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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