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년여만에 월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3분기 물가 정점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년여만에 월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3분기 물가 정점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0포인트(0.01%) 내린 2523.58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억원, 1123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지만 개인 홀로 1278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하락세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89포인트(0.23%) 내린 830.26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 홀로 1191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9억원, 592억원어치씩을 팔아치웠다.
지난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속도 불확실성 등으로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8% 상승한 3만3336.67에 장을 끝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7% 내린 4207.2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8% 떨어진 1만2779.91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았다. 개장 전 나온 물가 지표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 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최근 급격한 오름세를 이어나갔던 월간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물론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9.8% 상승했지만, 6월(11.3%)에 비해 상승폭은 둔화됐다. 6월 대비 9% 넘게 떨어진 에너지 가격이 마이너스 전환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인 지난 1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까지 상승폭이 둔화되며 시장은 환호했다.
도매 물가 상승분은 향후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는 만큼 PPI 상승폭의 둔화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중 나스닥 지수를 시작으로 장 막판 S&P 지수까지 하락 전환했다. 물가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높고, 이는 곧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경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소비자 물가에 이어 생산자 물가의 피크아웃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에 이어 PPI까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면서도 “물론 7월 물가 지표 둔화로 시장과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를 했다고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일뿐 아니라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경로 의존 장세에서 상당기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공격적 금리인상 강화→수요파괴→침체 장기화’와 같은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것은 증시의 하방 경직성과 복원력을 유지시켜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했다면 이제부터는 경기 둔화의 강도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가장 중요한 문제 (긴축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시장의 방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은 ‘인플레 둔화 여부’와 ‘경기 둔화의 강도’ 2가지 였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이어 “인플레 정점이 확인된 것이라면, 앞으로 확인할 것은 경기 둔화의 강도”라면서 “이와 관련해 고용과 소비를 봐야 하는데, 다음 주 발표되는 소매판매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