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는다. 석달 전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5년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재건, 반지성주의의 극복, 자유의 가치 재발견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본보는 13일, 15일, 17일 3차례에 걸친 연재 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바꿨고 어떤 과제를 남겼나 살펴보고자 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5년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정권과 가장 큰 대척점을 진 건 바로 '경제 정책' 기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세계 경제사에 전무후무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큰 정부'를 표방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해 소득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경제 성장을 시킨다는, 인과관계를 뒤집은 발상이었다.
반면 대선 승리 후 새 정부를 출범시킨 윤 대통령은 달랐다.
'큰 정부'가 아니라 '작은 정부'를 선포하고 나섰다. 그 방법은 감세를 비롯해 재정 절감 및 구조개혁이다.
특히 감세에 있어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 건정성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세안을 관철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난제가 있지만, 일부 타협점을 찾아 여야가 본격적인 조정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공공기관 개혁과 인력 구조조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다.
전 정권은 공무원 공공기관 규모를 늘리기 바빴지만 윤 정부는 최대한 사람을 덜 뽑는 분위기다. 공무원 신규 채용 대상과 규모가 내년부터 더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추경호 부총리가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가운데,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들이 혁신안 수립으로 분주한 모양새다.
기획개정부는 기능조정, 조직인력 효율화, 예산 효율화,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복리후생 점검 조정 등 5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세번째는 에너지 부문 대변혁이다.
문재인 전 정권은 태양광 등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신재생에너지에 최대한 예산을 밀면서, 탈원전을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주요 수출산업 중 하나인 원자력발전소 산업이 피폐해져 복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에 맞선 윤 정부가 출범 후 제시한 것은 전면적인 원전 산업 복구·촉진이다.
기존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원전산업을 살리고, 이를 중심으로 석유·석탄·천연가스 및 신재생에너지와의 에너지믹스를 꾀하고 있다.
네번째는 대외적인 외교 정책 기조다. 최우선적으로 한미동맹 복원에 나섰다.
취임하자마자 열흘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성사시켰고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 견고하고 광범위하게 구축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 개념을 더해 새 동맹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친중 굴종 모드'로 일관했던 전 정권 외교기조를 뒤집고 중국을 동등한 주요국으로 자리매김하고 미국을 최우선시하면서 거리를 둔 것도 윤 대통령의 대외 방침 중 하나다.
북한 김정은에게는 일명 '담대한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이 '담대한 계획'을 온국민에게 밝힐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는 자유민주주의 및 법치, 인권이라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과거사를 극복하고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는 기조다. 반일 포퓰리즘 선동을 통해 일부 국민의 가치관을 뒤틀리게 만들었던 전 정권 방침과는 정반대다.
마지막 뒤집기는 바로 부동산 부문이다.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전 정권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로 꼽힌다. 소위 '부동산 민심'은 수도권 표심을 윤 대통령에게로 가져와 지난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 중 하나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정반대로 임했다.
바로 민간 시장 수요에 맞춘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완화다. 부동산 감세도 그 중 하나다.
다만 이러한 해결책은 대외적 거시 환경의 급변에 따른 물가·금리·환율 '3고시대'를 맞아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여건이 격변한 것과 맞부딪혔다.
이는 앞으로 복합위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상황으로 전개됐다. 지금의 복합위기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집값은 국지적으로 다소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따른 대출금리 등락이 향후 집값과 내집 마련의 난이도를 좌우할 수 있어, 윤 정부는 향후 내 집 마련 여건 마련과 관련해 보다 세밀하게 접근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