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잇단 금리인상 여파로 주식시장에 쏠려있던 유동자금이 은행권 예·적금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젊은 층의 저축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정해진 약정 기간동안 자금을 넣는 '도전형 적금'을 내놓으며 흥행하고 있다.
해외여행·명품구매·주식시드모으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적금상품부터 26주 동안 매주 최초 가입액만큼 자동 증액·납입하는 상품도 눈길을 끈다. 불입금액을 부담스럽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금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도전의식을 부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은행이 젊은 층의 저축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정해진 약정 기간동안 자금을 넣는 '도전형 적금'을 내놓으며 흥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자동 목돈 모으기 상품 '챌린지박스'를 내놓아 흥행하고 있다. 목표액은 1만원부터 500만원까지, 목표 날짜는 30일이상 200일 이하로 자유롭게 설정하면 매주 적립해야 할 돈이 자동 계산된다. 매일 1.50%의 이자가 쌓이며, 챌린지에 성공하면 추가 1.50%를 제공해 최고 연 3.00%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해당 상품은 적은 금액부터 시작할 수 있어 유동자금이 부족한 젊은층에게 유리하다. 가령 '100만원'을 목표로 200일 동안 모으려면 이날 기준 매주 3만 4241원씩 29회 불입하면 된다. 29회 납입으로 99만 2989원이 적립되면, 나머지 금액은 은행이 이자로 채워준다.
특히 일상에서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누릴 수 있게 저축에 대한 목표의식을 부여해 눈길을 끈다. 가령 △올해 나의 버킷은 해외여행 자금 △야식비 아껴 큰 거 한방 모으기 △티끌모아 플렉스 자금모으기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한 선물 △100일 뒤 떠나는 제주도 등을 가입자가 기입해 저축 의지를 복돋게 해준다.
카카오뱅크도 대표 적금 상품인 '26주 적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 등 총 다섯 가지 시작 금액을 정해 가입하면, 26주 동안 매주 첫 납입액만큼 늘어난 금액이 자동 저축된다.
만기 시 금리는 6개월 기준 세전 연 3.00%이며, 26주 성공시 세전 연 0.50%p가 추가돼 최종적으로 연 3.50%의 금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긴급출금 기회도 2회 제공한다. 출금 후 적금잔액은 10만원 이상 잔존해야 한다. 매주 납입에 성공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하나씩 늘어나며, 도전 현황은 친구 또는 가족들과 SNS로 공유할 수 있다. 목표의식을 고취하면서 자신감과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26주 적금은 게릴라성으로 비은행권과 제휴를 맺으면서 제휴사 굿즈와 할인쿠폰 등을 제공해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만기까지 적금에 성공하면 목돈과 파트너사의 쿠폰·캐시백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
지금까지 카뱅은 △이마트 △마켓컬리 △해피포인트(SPC그룹) △카카오페이지 △오늘의집 등 5차례의 제휴를 맺었다. 특히 오늘의집의 경우, 최대 3만 4000원의 할인쿠폰 혜택과 '춘식이 이중내열 유리컵' 굿즈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역대 제휴 중 가장 흥행했다. 카뱅은 올 연말까지 신규 파트너적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저축에 흥미를 부여하기 위해 적금상품을 육성게임처럼 설계했다. 토뱅의 '키워봐요 적금'은 상품가입 시 지급받은 동물의 알을 6개월 동안 10단계에 걸쳐 전설의 동물로 진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은 유령, 거북이, 문어, 망아지 네 종류이며 랜덤으로 지급된다. 매주 자동이체를 달성하면 최종 만기 때 전설의 동물로 진화한다.
이 상품 납입한도는 월 최대 100만원으로, 매주 1000원부터 2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금리는 6개월 만기 시 최고 3%를 제공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도전형 적금은) 일반 적금과 달리 목표기간을 마음대로 정하고 매주 차곡차곡 쉽게 모을 수 있어 MZ세대에게 큰 인기"라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재미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