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가 주목받으며 MZ세대를 포함한 여성 골퍼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패션 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해 패션성을 강조한 골프웨어를 쏟아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에서 선보이고 있는 구호 골프의류./사진=삼성물산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과 손잡고 럭셔리 골프웨어 '랑방블랑'을 출시했다. 라이선스를 가져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앞서 패션브랜드 '타미힐피거', 'SJYP'에서 골프 라인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자체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은 랑방블랑을 통해 랑방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기능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스포츠 라인에 사용되는 이탈리아, 스위스 원단을 도입했다.
랑방블랑의 오프라인 매장은 이달 22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시작으로 무역센터점, 판교점, 더현대서울 4곳에 문을 연다. 한섬은 연내 10개 매장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손쉽게 랑방블랑을 만날 수 있는 공식 온라인몰도 이달 중으로 선보인다.
랑방블랑이 올해 가을・겨울 시즌 출시할 제품은 아우터와 니트, 모자, 가방 등 260여 종이다. 남성 골프웨어도 일부 출시될 예정이나 주요 타깃은 2040 여성이다. 가격대는 적게는 수 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 백만원으로 책정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를 통해 회사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올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브랜드 구호에서 골프웨어를 정식 라인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구호에서 일부 콜렉션으로 선보이던 골프웨어의 인기에 힘입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고급 남성 정장 브랜드 '갤럭시'의 최고급 라인인 '란스미어'에서도 골프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스위스 패션 브랜드 '필립플레인'의 골프복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를 론칭했다. 이 역시 랑방블랑과 마찬가지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만 선보이는 브랜드다.
이처럼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이 골프웨어에 잇따라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 유망성에 있다. 실제로 고급 골프웨어 브랜드로 자리잡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고급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해당 브랜드는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3099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늘어난 81억 원을 올렸다.
또 기존 브랜드 이름을 활용해 골프웨어를 론칭하는 것은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론칭하다보니 빠른 시장 안착이 가능할 것이다"며 "퍼포먼스 위주의 전통 골프복 보다 실용적으로 패션성을 강조한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앞으로 골프웨어 시장은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가 허물어진 스타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386만 명이던 골프 인구는 지난해 515만 명으로 33% 가량 늘었다. 특히 전년보다 2030 젊은 세대가 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