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최근 115년만에 기록적 폭우가 발생하면서 국내 채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편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최근 115년만에 기록적 폭우가 발생하면서 국내 채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5일 KB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채권 시장이 경계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과거 자연 재해로 추경을 단행한 경험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뒤 정부는 각각 4조1000억원, 3조원의 추경을 단행했다.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및 집중 호우 당시에는 2조2000억원 규모가 편성됐다.
현재 경제 규모를 고려해 과거와 유사한 규모(GDP 대비)로 추경을 편성할 경우 최소 4조7000억원에서 최대 12조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채권 시장이 우려하는 추경 불확실성은 크지 않다고 KB증권은 설명했다. 추경 여부 자체가 불투명할뿐 아니라 과거보다 추경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지난 11일 대통령실도 폭우 피해와 관련 “피해복구, 지원이 시급하며, 피해가 큰 지역에 인명 피해 보상, 이재민 구호, 소상공인 지원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면서도 “폭우 피해 복구와 보상을 위한 재원에 따른 추경 편성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폭우의 피해는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도 ‘차량 침수’다. 손해보험 등 민간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작물의 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폭으로 인한 농작물 침수 피해는 305헥타르로, 2002년 23만2000헥타르, 2003년 16만2000헥타르, 2006년 3만5000헥타르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수준이다.
설령 추경이 언급되더라도 최종 통과까지의 시간도 짧을 것으로 여겨진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추경으로 인한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시기는 추경의 최종 통과 전까지”라면서 “이 점을 고려하면 추경이 편성되더라도 채권 시장이 영향을 받는 기간은 짧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오히려 추경보다는 물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과거보다 농작물의 피해는 크지 않지만 피해는 발생하고 있고, 7월 소비자 물가가 6.3%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농작물 피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음 주까지 비 예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농작물 피해가 확대될 경우 농산물 가격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면서 “폭우와 추석 등으로 국내 물가가 크게 상승하거나 고점 시기가 늦어질 경우 한국은행은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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