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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예‧적금 34조 몰렸다…금리 더 오른다

2022-08-16 11:34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달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이후 시중자금이 은행의 예·적금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수신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식 등에 쏠렸던 뭉칫돈이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일 기준 718조905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6조459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38조5228억원으로 같은 기간 4061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정기 예·적금이 28조56억원 불어난 것을 감안하면 최근 40여 일간 34조8676억원이 급증한 셈이다. 이는 상반기 예·적금 증가액인 32조5236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한은은 지난달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끌어올렸다. 앞서 한은이 지난 4월(연 1.25%→1.50%)과 5월(연 1.50%→1.75%)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세 달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시중은행은 한은의 빅스텝 이후 예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적금의 최대 금리는 각각 3.60%, 5.50% 수준이다.

향후 은행의 수신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올 연말 기준금리는 연 2.75~3.00%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관측되며, 이 같은 시장 관측에 대해 이창용 총재 역시 "합리적인 기대 수준이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3% 올랐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4.1%)과 4월(4.8%)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5월(5.4%)에는 5%대, 6월(6.0)에는 6%대까지 올라섰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가 최근 수도권·강원·충청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에 따른 수급 차질 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한은은 6%대의 고물가 흐름이 최소 10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당장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도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해외 요인 등에 변화가 없다면 6%를 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등에 투자했던 뭉칫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인상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역머니무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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