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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출범·이준석 해임...흔들리는 '혁신위' 운명

2022-08-19 11:46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분열은 필패"를 외쳤던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가 띄웠던 혁신위원회(혁신위) 존폐 여부를 두고 또다시 분열하는 모습이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를 폐지하고 비대위 단독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이 반발하면서다. 

이에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와 혁신위원회가 각각의 역할이 있고, 활동 공간이 있다"라며 혁신위를 존속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18일 오전 최 위원장과 긴급 회동을 갖고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는 뜻을 피력했다. 혁신위 존속 여부가 당 내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해 조기 수습에 나선 것이다. 

해당 논란은 지난 17일 안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대위와 혁신위가 같이 존속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혁신위원 중) 일부 인원을 (비대위가) 흡수하든지, 비대위의 단독 체제로 가는 게 맞는다"라고 언급하면서다. 이에 최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의원님, 혁신위를 흔들지 말라”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7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제4차 혁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도 "기본 상식이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의원이) 비대위 단독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는데 혁신위는 당 지도부가 아니고 비대위 산하의 당 기구 중 하나일 뿐이다"라며 "당 지도부가 최고위에서 비대위로 바뀐 것 뿐인데, 그 사이에 혁신위가 당 지도부로 격상됐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혁신위는 지난 6·1 지방선거 이후인 6월23일 이준석 전 대표 주도로 출범한 당 내 혁신기구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을 선포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고, 이준석 대표도 대표직에서 자동해임되면서 이 전 대표가 만든 비대위가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혁신위 존속 여부를 둘러싼 당 내 갈등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18일 오전 최재형 혁신위원장과 긴급 회동을 갖고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해당 논란을 일축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에 관해 계속 소통하면서 혁신위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혁신위 의견들을, 구체적인 안건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급적이면 수용하겠다고 말씀을 주셨다"라며 "그동안 혁신위의 활동 경과를 비대위원장께 말씀드렸고 앞으로 어떤 혁신안을 가지고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상의드렸다"라고 밝혔다. 


또한 혁신위 해체를 주장했던 안철수 의원과는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어제(18일) 안 의원이 제 방에 찾아오셔서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라며 "안 의원은 혁신위 혁신안을 비대위가 수용하지 않으면 '당내 갈등'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신 것 같다"라고 했다. 

8월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 및 첫 회의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국민게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과거 혁신위 활동을 보면 혁신위안이 수용된 경우도 있고 수용 안 된 경우도 있다. 수용되지 않은 경우에도 갈등으로 비치지는 않았다"라며 "안 의원께 (비대위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그런 우려가 없으시게 하겠다고 설명드렸다. 안 의원도 이해하셨고 더 이상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혁신위 관련 지적이 '이준석 지우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지울 것도 없다"라며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이 대표가 처음에 혁신위안을 꺼낸 것은 맞지만 최고위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혁신위 출발에 대해 동의를 해주셨고 혁신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동의해줬다. 혁신위가 '이 대표의 혁신위다'라는 것에 대해선 더 이상 그런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19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새로운 당 지도체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라도 존속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이준석 전 대표시절에 만든 기구이긴 하지만 공정하고 체계적인 공천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당 내에 혁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그런 점에서 혁신위를 흔들기 보다는 혁신위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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