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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세기 대결?…펜싱 혹은 복싱쇼

2015-05-03 12:02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미디어펜=김재현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단 말이 어울렸다. 천재형 수비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 미국)와 국민영웅 매니 파퀴아오(37. 필리핀), 두 남자의 명승부를 기대했던 복싱팬들은 졸전에 허탈했다. 이들은 1629억원(메이웨더), 1080억원으로 천문학적 대전료를 받으면 세기의 경기를 펼쳤다고 했지만 메이웨더는 도망가고 파퀴아오는 거리를 쫒지 못했다. 

   
▲ 메이웨더는 2일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파퀴아오와의 경기에서 12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에서 심판 전원(3:0)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47전승에서 1승을 보태 48전승의 기록을 써냈다.유튜브 동영상 이미지 캡쳐.
1라운드부터 메이웨더의 클린치와 수비권투에 관중들은 야유했다. 12라운드까지 싱거운 경기가 될 것임을 암시한 순간이었다.  

2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전설로 남을 명승부를 펼칠 것이란 언론의 호들갑은 마케팅에 불과했다.

언론과 복싱계에서는 이들 승부는 21세기 최고의 경기, 전설의 경기, 화끈한 매치업 등의 화려한 수식어구를 써가며 분위기를 후끈 끌어올렸다.

이들의 승부는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에 올림픽 선수들에게 실시하는 철저한 도핑테스트를 요구하고 대전료를 더 받아야 한다며 밀당하는 바람에 무산될 뻔했다. 하지만 지난 1월27일 두 선수는 마이애미 농구 경기장에서 나란히 관전하는 장면이 TV에 나오면서 기대를 부풀게 했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에게 다가가서 한번 붙을 때가 됐다며 전화번호까지 교환했고 협상 끝에 합의서 문건을 작성했다. 2월20일 메이웨더는 자신의 SNS에 시합을 합의했다고 알렸으며 3월12일 노키아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선수의 만남을 기다렸던 팬들은 6년을 기다린 셈이다.

메이웨더는 47전승(26KO)으로서 19동안 패배없는 무패복서다. 5체급 챔피언으로서 무패 신화의 전설을 만들어갔다.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주먹 하나정도 피하며 반격을 가하는 천재 복서다.

반면, 파퀴아오는 인파이터로서 8체급 챔피언이다. 169cm의 작은키에 폭발적인 공격력과 스피드로 8체급을 석권한 전설이다. 왼손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며 상대선수는 파퀴아오의 스피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일 정도다.

이들의 대전료는 1629억원(메이웨더), 1080억원(파퀴아오)로서 두 선수의 주먹도 중요하지만 발싸움이 관건이다. 또한 스피디하며 인파이터인 파퀴아오의 속도를 메이웨더가 방어할 수 있을지가 이번 경기의 키였다.

하지만, 기다렸던 만큼 이들은 늙어갔으며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의지만 보일 뿐 복싱 팬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총 3분 12라운드를 펼친 이날 경기에는 1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승부를 펼쳤다. 메이웨더는 철저히 접근전을 허용하지 않고 레프트 잽으로 수비를 펼쳤으며 클린치 전략을 펼쳤다.

메이웨더는 중심을 뒤로 주며 반격한다는 자세였다. 몇차레 파퀴아오의 소나기 펀치에 링 구석에 몰렸지만 빠른 발과 본능적인 수비능력을 발휘하며 빠져나왔다.

파퀴아오는 10라운드 이후부터 뭔가 터질듯 했지만 서로 상대방의 타이밍을 뺏으려는 순간을 찾을 뿐 역카운트를 치겠다는 자세만 보여줬다. 어정쩡한 자세는 메이웨더의 레프트 잽의 먹잇감이 됐다. 호기차게 공격을 시도했지만 쫒아다닐뿐 따라잡지 못했다.

12라운드 종착역까지 왔지만 두 선수는 펜싱하듯이 주고 받는 공수에 관중들은 실망스러운 야유를 던졌다. 천문학적 대전료가 무색할 만큼 메이웨더는 47전승의 기록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허세와 수비만 있을 뿐 화끈한 복싱 본연의 화끈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이날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의 빠른 발을 잡지 못하고 심판 전원(3:0) 판정패를 당했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47전승에서 1승을 보태 48전승의 기록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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