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해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데다 한미간 금리역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22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5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현재 연 2.25% 수준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서에서 "물가와 성장 흐름이 현재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연 2.75~3.00%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이번 금통위를 포함한 올해 3차례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3차례 인상할 것이란 예상인데, 한은도 이 같은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수준"으로 평가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끌어올리는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인상해 우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향후 1년간 물가 흐름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 4.7%까지 올라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3% 오르면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도 당분간 6%대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날 회의에서 현재 4.5%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한다.
여기다 한미간 금리역전도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2.25~2.50%로 상단 기준으로 한국 기준금리보다 0.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한미간 금리는 같아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전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에 따른 물가상승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2.7%에서 2% 초중반대로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대로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