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금도 열심히 찾으면서 동시에 검증도 해나가고 있다. 현재는 새로운 교육 정책이나 복지 어젠다를 보여드리는 상황은 아직 아니니까 기존에 진행되는 일들은 차관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잘 협조해서 원만하게 진행하고 있다. 신속하게 장관 인선을 발표하도록 그렇게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직 공석인 교육부·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2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이다.
신중한 검증과 신속한 인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와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자진 사퇴로 일어났던 '인사 악재'를 차단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고심 중인 키워드다.
실제로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브리핑을 갖고 관련 질문이 나오자 "물색과 검증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김 수석은 "그렇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는 않은데, 어떻게 되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역량있는 분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8월 2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공석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는 나승일 서울대 교수,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김신호·김재춘 전 교육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군은 더 많다.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해 김세연 전 의원, 윤희숙 전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을 비롯해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사 진행 과정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1차 검증을 마쳤고 대통령실 공직기간비서관실이 2차 검증에 돌입한 상태다.
2~3배수로 압축되었지만 대통령실이 막판 '현미경 검증'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인사위원회에 보고될 전망이다.
강도 높은 검증 작업이지만 정호영 후보자와 박순애 전 장관 사례를 살펴보면 못 미덥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3일 본보 취재에 "인사청문회에 부담을 느껴 후보군에 들었던 당사자들이 고사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도 확장성과 인적 쇄신이라는 차원에서 윤정부 내각의 마지막 퍼즐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짜맞춘다는 심정으로 인사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교수 출신 인선의 한계와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놓고 별의별 억측이 난무한게 사실이다. 구태의연한 인물로는 지금의 인사 악재를 타개할지 불분명하다.
오는 9월이면 임시국회가 열린다. 여야 대치 정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력 정치인을 택할지 악평을 각오한 교수를 택할지 아니면 윤 대통령이 의외의 '깜짝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