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상속세가 문제다-上] 계속되는 상속세 논란…주요 국가들 살펴보니

2022-08-23 11:13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여기에다 기업을 승계하려면 최대주주의 주식 가격에 20%를 가산해 과세하는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 규정에 따라 최고세율이 60%까지 확대된다. 최고세율 60%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징벌적 상속세’가 기업 영속성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본지는 주요 선진 국가들의 상속세 현황을 알아보고 중‧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국가들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반면 우리나라는 몇 년 째 최고세율 60%라는 강도 높은 상속세를 유지하며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원활한 기업 승계를 위해 상속세를 적정 수준으로 완화하고, 종국에는 이를 폐지하고 주식을 매각할 때 세금을 부과하는 ‘자본이득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OECD 38개국 중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일본(55%) 다음으로 가장 높고,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가 적용될 경우에는 최고세율 6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최근에는 상속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OECD 평균의 약 1.5배(2019년 기준 한국 1.07%, OECD 0.70%)에 이른다. 

OECD 국가 상속세 최고세율 비교 /표=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캐나다‧호주‧스웨덴 등 15개 국가, 상속세 부과 안 해

반면 주요국들은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기업승계 지원을 위해 직계비속에는 경감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상속인과 피상속인 관계를 구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최대 60%(최대주주 할증평가 시)에 달하는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다. 

현재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는 15개국이다. 특히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의 경우 애초에 상속세를 부과한 적이 없다.

캐나다는 1972년 상속세를 폐지했고, 호주는 1979년, 이스라엘은 1980년도에 상속세를 없앴다. 뉴질랜드는 1992년, 포르투갈과 슬로바키아는 2004년, 멕시코와 스웨덴은 2005년, 오스트리아는 2008년 상속세를 폐지했다. 체코와 노르웨이도 지난 2014년 상속세를 없앴다. 

상속세를 부과하는 23개 국가 중 직계비속에게는 세율을 경감하거나 면제해주는 국가가 대부분이다. 

룩셈부르크, 스위스, 슬로베니아, 헝가리, 리투아니아는 직계비속 상속 시 상속세를 면제해주고 벨기에, 칠레,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는 직계비속에게 세율을 경감해준다.

‘미실현이득’에 대한 상속세 불공평…자본이득세 도입 필요

반면 상속세율을 일률 적용하는 국가는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일본, 한국, 스페인, 터키, 영국 등 8개국에 그친다. 이 중 우리나라의 경우 유일하게 최대주주 주식에도 일률적으로 할증 평가를 적용하고 있어 ‘강도 높은’ 상속세를 매기는 나라로 분류된다.

이에 재계에서는 우리나라도 상속세를 OECD 평균으로 인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가 기업 영속성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차등의결권, 거부권부 주식 발행, 공익재단에 대한 주식 출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권을 방어 또는 승계할 수 있는 해외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 같은 제도적 장치가 제한되거나 금지 돼 있어 원활한 경영권 승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기업을 승계할 때 부과되는 상속세의 경우 기업실체의 변동 없이,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기업승계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모든 기업의 승계 시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 기업경영, 더 나아가 경제 전반에 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동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속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과도한 상속세로 인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가액 과세)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