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3일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당의 최고 의사결정 방법으로 하도록 당헌을 개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였다. 박 후보는 “당헌 개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저를 포함해 아무도 알지 못한다. 충분한 토론과 숙의가 필요해 (당헌 개정이)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반발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비상대책위원회와 당무위원회가 당헌 개정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일방통행에 나서 관련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등 당내 민주주의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긴급 토론회를 주최하고 “우리당 최고의결기구, 의사결정 단위가 갑자기 바뀌려고 하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용진 의원과 윤영찬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도입을 위해 당헌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윤영찬 의원실 제공
그러면서 박 후보는 “내일(24일) 중앙위원회의가 열리지만 온라인 투표만 한다. 토론도 없고 수정안도 못 낸다. 그러고선 최고의결기구가 느닷없이 바뀐다”며 일방적으로 당헌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박 후보는 “당원 30%만 참여하면 온라인 투표가 성사된다. 헌법이 규정한 국민투표도 그렇게 안한다. 절반이상의 국민이 참여하고 절반이상 찬성해야 효력이 발생한다”며 충분한 토론과 설득 과정을 거친 후 당헌 개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도 “나도 오늘 처음 들었다. 내용도 논란인데 절차과정이 더 문제”라면서 “특정한 세력을 대변하거나 옳은 대로 가자 이렇게 가서 지금 민주당이 깨지고 있다. 우린 이걸 중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국민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린 특수목적 정당이 아니라 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라며 민심에 반하는 결정을 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리당원이 당의 최고 의사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소수 의견이 다수 의견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유력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팬덤의 화력으로 7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정작 전체 투표율이 30%대에 불과해 당심을 대변하지 못하고 명심만을 강요한다는 정당성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욱 의원은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당원청원시스템 도입이후 공개된 청원의 상위 청원 10개중 7개가 개딸들의 요구로 점철돼 있다”면서 30%에 그치는 팬덤의 의견이 당을 장악하고 있다며 당원 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팬덤정치가 심화될 것이라 지적했다.
아울러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하에서 팬덤정치가 심화될 경우 사당화가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윤영찬 의원은 “직접민주주의, 당원민주주의로 모든 것을 결정할 경우 잘못된 선택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특히 팬덤정치와 연결 될 경우 특정인을 위한 팬덤이 당원들을 장악해 그 정치인에 의해서 당원들의 의사가 왜곡되고 그 결정의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며 히틀러의 독일노동당을 예로 들며 선전과 선동에 취약해 질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버리고 의사결정의 주체가 됐을 때 민주주의는 후퇴와 타락으로 갈 수 박에 없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논의할 수 있는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