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의 회생계획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와 범LG가인 희성촉매가 회생계획안에 찬성하기로 하면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구성원인 현대트랜시스는 이날 오후 쌍용차 측에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겠다는 위임장을 제출했다. 희성촉매도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트랜시스는 두 번에 걸친 쌍용차 회생절차로 경제적인 손실이 크지만 자동차산업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려면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산업은행 등이 속한 회생담보권자가 쌍용차 인수에 반대할 가능성이 적고, 쌍용차 소액주주 지분율도 25.35%에 불과해 회생담보권자와 주주 동의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회생채권 3938억원이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변제돼 상거래 채권단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데 있다.
쌍용차 인수 무산을 막기 위해 KG컨소시엄은 기존 인수대금에 300억원을 더 투입해 현금 변제율을 높이겠다고 채권단을 설득했다.
300억원 추가 납입으로 현금 변제율 13.92%, 실질 변제율 41.2%로 각각 높아졌다. 채권단 대표단은 이 같은 KG그룹의 '성의 표시'를 수용하고 회원사를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3분의 2 동의를 얻기 위해 대표단이 위임장 제출을 독려하고 있으나, 일부 외국계 및 중견 부품업체들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변제율이 13.92%로 높아졌지만 돈을 받아야 할 협력사 입장에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체 상거래 채권액 3826억원 중 총 13%를 보유한 현대트랜시스와 LG그룹 계열사였다가 분리된 희성촉매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하면서 쌍용차 회생 인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두 부품업체의 찬성으로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통과에 필요한 요건인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이상(67%) 동의에 근접한 상황이다.
오는 26일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회생채권 동의가 3분의 2 미만에 그치더라도 당장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회생담보권 4분의 3 이상 동의를 얻으면 법원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 회생절차 폐지결정 또는 강제인가결정을 내릴 수 있다.
2009년 당시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채권자들의 반대에도 쌍용차의 회생계획 수정안을 강제인가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