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환경부가 규제 혁신에 나선다. 폐지·고철 등 유해성이 적은데도 까다로운 폐기물 규제를 적용받아 재활용이 쉽지 않았던 품목 등을 대상으로 규제면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유사·중복 규제를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26일 제1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환경규제 혁신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환경규제 혁신방안은 △ 닫힌 규제에서 열린 규제로의 전환 △획일적 규제에서 차등적 규제로의 전환 △명령적 규제에서 소통형 규제로의 전환 △탄소중립, 녹색사회 전환을 선도하는 환경규제 마련을 골자로 삼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과거에도 환경규제를 혁신하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과거의 환경규제 혁신은 기업 요구에 따른 규제 완화에 치중하면서 환경에 대한 국민의 높은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되다 보니 사회적 반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새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바라는 환경규제 혁신을 추진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혁신을 유도하고 현장에서 잘 작동하는 환경규제로 국민이 더 나은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환경부가 발표한 규제혁신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환경정책의 수단인 환경규제를 과학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성과중심 규제로 전환하고, 폐기물 재활용 규제는 열린 규제로 전환해 혁신기술 적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그동안 폐지·고철 등은 유해성이 적은데도 불구 까다로운 폐기물 규제를 적용받아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폐기물 규제 면제를 위한 복잡한 절차가 재활용에 장애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폐지 등을 이용해 업사이클하려고 해도 법령에서 정한 유형으로만 재활용할 수 있는 닫힌 규제로 인해 신기술을 적용한 재활용이 어려웠다.
이에 환경부는 앞으로 재활용이 잘되는 품목은 순환자원으로 쉽게 인정받아 폐기물 규제에서 제외토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원순환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등 재활용 가능 대상이 확대되는 열린 규제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연간 2114억 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이 절감되고 재활용이 손쉬워지면서 연간 2000억 원의 새로운 가치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이다.
또한 현재 저위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도 고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시설과 똑같은 330여 개 규제가 적용돼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화학물질 규제는 오염에 비례해 규제 수준을 달리하는 차등적 규제로 전환해 현장 이행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고농도 황산 등 고위험 물질은 안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취급하도록 하되, 저농도 납과 같이 위험이 낮은 만성독성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의 경우 인체노출 저감에 집중해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환경부는 기존 환경영향평가를 소통형 규제로 전환해 절차는 줄이고 투명성은 강화하고,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해외 감축 실적의 국내 전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정비하고 포집한 이산화탄소에 대한 폐기물 규제를 면제하는 등 이산화탄소 포진 및 활용·저장 활성화 등의 방안을 내놨다.
특히 순환경제 구현을 위해 폐플라스틱에서 열분해유를 추출해 플라스틱 원료 제조에 활용되도록 재활용 규제를 개선하고, 바이오가스 생산·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직거래 물량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한편,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재활용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규제혁신방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아울러 한 장관은 “중소기업이 해당 업종의 환경규제 의무사항을 손쉽게 확인해서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지원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유사·중복 규제를 일원화하는 등 현장 애로 해소를 위해 비합리적인 규제는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