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내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의 8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책 두 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내일 어린이날, 평생 병든 몸 가난하게 살면서…"당신을 기억합니다" / 권정생 선생이 살던 흙집 |
먼저 권정생 선생의 인간적 면모가 입체적으로 드러난 권정생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 <작은 사람 권정생>은 ‘우리와 동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그의 삶을 차분히 돌아보고 있다.
이 책은 ‘위인’이 아닌 ‘작은 사람’ 권정생의 일대기로, 어린이를 위해 그가 남긴 수많은 책들은 물론, 잡지에 발표했던 글들과 그와 가까이 지냈던 인물들이 남긴 자료들까지 꼼꼼히 살펴가며 재구성했다.
특히 드라마틱하게 극화한 이야기가 아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훑어보면서 최대한 자료에 의거해 삶의 궤적을 좇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권정생의 자전적 이야기가 충실하게 담겨 있는 작품들을 샅샅이 분석하는 것은 물론, 평론가 이오덕, 작가 이현주, 고 정호경 신부 등이 남긴 책과 편지글, 교회 주보와 소식지 등까지 권정생의 실제 삶과 당시의 생각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찾아내 보여준다.
또한 누구보다 성실한 생활인으로서 살고자 했고 작가로서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권정생의 인간적 면모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또 다른 책은 ‘평생의 동지’라 할 수 있는 고 이오덕 선생과 함께 편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담고 있는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이다. 두 사람이 남긴 편지에는 두 사람의 삶과 만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오덕은 교사로 아동문학가로 우리 말 운동가로 평생을 아이들과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으로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온 삶을 어린이들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 따르면, 1973년 1월 18일 이오덕은 한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 ‘무명 저고리와 엄마’를 쓴 동화작가 권정생을 찾아갔다. 이오덕은 마흔여덟이었고, 권정생은 서른여섯. 두 사람은 그렇게 만났다. 그때부터 이오덕과 권정생은 평생을 함께하며 편지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이 남긴 편지에는 두 사람의 삶과 만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오덕과 권정생의 편지를 보면 사람이 사람을 진정으로 만나고 사랑하는 게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다. 평생 동안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때로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보다 누군가의 삶에 마음이 설레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이오덕과 권정생의 만남에는 따뜻한 위로가 있다.
이오덕이 권정생에게, 권정생이 이오덕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와 위로가 고스란히 우리에게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