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전국위원원회(전국위)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이 31일 의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서 의 장은 지난 30일 당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추석 전까지 새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겠다는 결론을 내자, 비대위 체제 전환 절차에 반대하며 전국위 소집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금 이 시간부로 전국위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라며 "전국위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상임전국위 의장직과 전당대회 의장직까지도 내려놓겠다는 이야기"라고 사퇴를 선언했다.
서 의장은 "사실 우리 지도부로부터 연락오길 바랐고, 전국위 소집 요구서를 저한테 보내주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와 소통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의총 이후로(없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의장이 8월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저는 그동안 일관되게 우리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비대위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었다"라며 "그러나 어제 의원총회에서 비대위로 가기로 결론났고, 그래서 제 소신과 생각을 지키면서도 당에 불편을 주거나 당의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방향을 고심한 끝에 저의 직을 내려놓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준석 전 당대표의 낸 추가 가처분이 인용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1차) 비대위원장 가처분 인용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된 경우에는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지금 현재의 (당내) 상황을 당헌·당규에 의해 규정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너무 작위적"이라며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의심이 있고, 이게 또다시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서 의장은 "빠르고 쉬운 길이 있는데 왜 구태여 어렵고 또 논란이 많은 그런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지, 말하자면 왜 비대위를 거쳐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쉬운 방법은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서 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를 새로 구성해서 직무대행 체제로 나가는 것이 가장 쉽고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최고위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것을 두고는 "현 상황이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판결이 났지 않나. 그렇다면 비대위원장이 추천하고 임명한 비대위원도 당연히 무효"라며 "그래서 비대위원들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저희(비대위 반대파)는 생각하는 것이고, 지도부는 반대로 비대위는 살아있는 것 아니냐고 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장은 "제가 만일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전국위 소집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어깃장을 놓는 모양새가 돼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결과가 나온다"라며 "(전국위 의장) 궐위 시 전국위 부의장에게 (사회권 등) 권한이 있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