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통신 3사가 하나의 핸드폰 단말기에서 2개의 전화번호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알뜰폰사에서 스마트폰 e심(eSIM)을 이용한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e심은 스마트폰에 넣어 이용하는 유심(UAM)칩과 달리 단말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내려받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갤럭시 Z플립4 △갤럭시 Z폴드4 △아이폰X 이후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 등 18개 기종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과기정통부는 제조사 및 이통사와 단말기 확대를 위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KT '듀얼번호' 광고 이미지/사진=KT 제공
e심이 내장된 스마트폰은 번호 2개를 개통할 때 각각의 통신사를 다르게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선택약정 요금할인도 개별 개통건에 적용받을 수 있으나, 지원금은 단말기 구입시 개통하는 회선 1개에 대해서만 지급된다. 분실·도난시 2개 번호 모두에 대한 이용을 차단하는 '고유식별번호(IMEI) 사전등록 서비스'도 구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듀얼번호는 업무용·개인용 번호를 구분하는 등 '워라밸'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것을 반영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가입과 해지가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KT의 경우 월 8800원을 내면 2번째 번호용 데이터를 1기가바이트(GB) 제공한다. 1GB 소진시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고, 메인 번호의 음성·문자를 2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
약정이 없는 요금제라는 것도 특징이다. 2번째 번호를 일반 요금제로 만들 경우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KT는 9월 동안 가입하는 고객에게 100% 당첨 혜택을 제공하고, '듀얼번호 버스'를 활용한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모델이 신규 요금 상품인 '듀얼넘버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도 월 8800원에 250메가바이트(MB), 소진시 400Kbps 속도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듀얼넘버 플러스' 요금제를 출시했다. 두 번호의 전화·문자 사용량을 공유할 수 있고, 2번째 번호에서도 메인 번호의 요금제에 포함된 나눠쓰기 데이터를 쉐어링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월 4만7000원 상당의 '5G 슬림+(데이터 6GB)'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이 듀얼넘버 플러스를 추가로 이용하면 2번재 번호를 통해 메인 번호가 제공하는 6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월 9만5000원의 '5G 프리미어 레귤러(데이터 무제한)'을 메인 번호로 이용하는 경우 요금제에 포함된 나눠쓰기 데이터 50GB를 2번째 번호에서 사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역시 무약정 요금제를 운영하고, 오는 12월까지 e심을 무료로 발급하는 프로모션도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도 과기정통부에 요금제를 신고한 뒤 결과를 기다리는 중으로, KT·LG유플러스와 유사한 e심 전용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간요금제에 이어 또다시 고객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