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주식 대비 안정성이 높은 채권 투자로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개미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이미 12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주식 대비 안정성이 높은 채권 투자로 몰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사진) 등 일선 증권사들의 채권 판매액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 투자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미들은 채권을 11조72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연간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속도도 매우 빨라서 연초 이후 8개월 만에 작년 연간 순매수 규모(4조5675억원)를 2배 넘게 앞지른 상태다. 일각에서는 소위 '동학개미'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개미들은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이 순매수한 채권 가운데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43.7%(4조8777억원)로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 기간 전체 투자자들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할 때, 개미들이 절반 정도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채권에 대한 관심이 최근 급증하는 흐름은 증시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채권금리가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대로 주식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식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개미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 17조2504억원에서 이달 11조9000억원 수준으로 30% 가량 급감했다.
채권 쪽으로 개미들의 유행이 바뀌자 증권사들은 관련 상품과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바빠졌다. 리테일 채권 판매 1위 한국투자증권이 이미 올해 채권 판매액 1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또한 올해 리테일 채권 판매액 10조원을 각각 돌파한 상태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 이자 지급식 채권 판매에 나섰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 침체기를 맞아 만기일까지만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채권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라면서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예금보다 수익이 높고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