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 하원의원들의 교훈에도 아랑곳 않고 지속적으로 역사왜곡을 하는 아베신조 일본 총리에게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역사학계까지 발벗고 나섰다.
세계적인 역사학자들이 아베신조 일본총리의 역사 왜곡 발언에 '왜곡 아닌 정면 승부'를 하라고 질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 187명이 아베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이는 지난 2월5일 미국 사학자 20명이 집단성명 발표한 것의 연장선으로 세계 역사학계의 대규모 집단의사 표시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적인 역사학자들이 아베신조 일본총리의 역사 왜곡 발언에 '왜곡 아닌 정면 승부'를 하라고 질타했다/사진=YTN캡쳐 |
이번 집단 성명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등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활동 중인 일본학 전공 역사학자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일본 연구자들은 아시아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역사를 추구하는 일본의 용기있는 역사학자들과의 연대를 표한다"며 "전후 일본에서 이뤄진 민주주의와 자위대의 문민통제, 원칙있는 경찰 운영 및 정치적 관용은 과학에 대한 기여와 다른 나라에 대한 관대한 원조와 함께 모두 축하해야 할 일들이지만 역사해석의 문제는 이런 성과를 축하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가장 첨예한 과거사 문제 중의 하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피해 국가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적 때문에 악용하는 일은 국제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피해 여성의 존엄을 더욱 모독하는 일이지만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일 또한 똑같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국주의 일본군의 기록 중 상당수는 파기됐고 일본군에 여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역별로 활동했던 자들에 대한 기록은 아예 없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일본군이 여성들의 이송이나 위안소 관리에 관여했음을 증명하는 수많은 자료들을 발굴해 왔다"며 아베 총리가 더이상은 역사 왜곡을 못하도록 목을 죄고 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증언이 중요한 증거"라며 "비록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고 일관성 없는 기억의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제공하는 총체적인 기록은 설득력이 있으며 공식 문서와 병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특정한 용어 선택이나 개별적인 문서에 집중된 법률적 논쟁을 벌이는 일은 피해자가 당한 야만적 행위라는 본질적 문제와 피해자들을 착취한 비인도적인 제도라는 더 큰 맥락을 모두 놓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의 국제 사학계의 집단성명으로 지난달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에 대해 지실을 왜곡하고 사과와 반성을 외면했던 아베 총리의 방미 행보가 역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