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5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해산하고 새로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지난 16일 첫 비대위가 출범한 지 불과 20일 만이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 출범전까지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임시 전환됐다. 오는 8일에는 전국위원회(전국위)를 열고 새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 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전국위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어 오후에는 상임전국위를 열고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당헌 유권해석까지 내렸다. 이와 함께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했던 비대위원들 모두 사표를 내면서 '주호영 비대위 시즌1'은 공식 해산됐다.
윤두현 국민의힘 전국위 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4차 전국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국위 재적위원 709명 중 466명이 투표에 참석해 과반인 355명이 찬성했다"라며 "당헌 개정안이 가결됐다"라고 밝혔다.
9월 5일 국민의힘 제5차 전국위원회에서 권성동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새 당헌에는 비대위 전환 요건인 최고위 기능 상실을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으로 되어있던 부분을 '당 대표 사퇴 등 궐위',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그 밖에 최고위 전원찬성으로 비대위의 설치를 의결한 경우' 등으로 명확히 했다.
또한 '비대위가 출범하면 최고위가 해산된다'는 규정도 '비대위가 출범하면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지위와 권한을 상실한다'고 개정했다. 이로써 이준석 대표의 직위는 '전 당대표'가 됐다.
이 밖에도 당헌 개정안에는 ▲당연직 비대위원 규정 신설 ▲상임전국위 유권해석 범위 확대 ▲비대위 존속 기한 6개월 제한 및 1회 한정 연장 단서 조항 신설 ▲전국위 의장의 지체 없는 소집 의무 조항 신설 등도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주호영 비대위 시즌1'에 참여했던 9명의 비대위원 모두가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9명 가운데 7명은 사퇴서를 냈고, 나머지 2명도 구두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도 비대위원 사퇴와 관련해 기자들에 "내가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 따라) 직무정지가 됐는데 그분들(비대위원들)도 똑같은 논리로 직무정지가 될 수 있어서 오늘 해산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가 해산됨에 따라 당 지도 체제는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임시 전환했다. 주호영 비대위 시즌1의 출범으로 기존 최고위원회는 이미 해산됐고 당헌에 따라 이준석 전 당대표의 직위도 해임됐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는 이제 '직무대행'이 아닌 '권한대행'이 된 것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새로운 비대위원장 인선이다. 새 비대위원장은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다시 맡는 방안이 유력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수요일(7일) 오후 늦게나 아니면 목요일(8일) 오전에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새 비대위 출범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 "가처분 맞을 것이 두려워서 비대위원장이 누군지도 못 밝히는 비대위를 이제 추진하냐. 가처분이 아니라 민심을 두려워하면 안 되나"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