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증시 부진으로 인한 신규상장(IPO) 시장 침체로 스팩(SPAC) 상장이 붐을 이루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상장이 진행되고 나면 무려 45개 스팩이 상장됐던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의 상장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 역시 공모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증시 부진으로 인한 신규상장(IPO) 시장 침체로 스팩(SPAC) 상장이 붐을 이루는 모습이다. 사진은 올해 가장 많은 스팩을 상장시킨 IBK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전경. /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부진에 따라 스팩(SPAC)이 재부각을 받는 모습이다. 스팩이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를 의미한다.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할 기업을 찾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모가(2000원)와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상장 폐지한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총 22개 스팩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오는 7일 ‘키움스팩7호’와 연휴 이후 ‘하나금융스팩 23호’ 등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심사승인을 받고 상장을 준비 중인 스팩도 13개에 달하며, 상장청구서를 접수한 스팩도 4개나 된다. 작년 한 해 동안 상장한 스팩 수가 24개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업계에서는 스팩 최다 상장 기록을 갖고 있는 2015년 다음으로 올해 가장 많은 스팩이 상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5년에는 무려 45개의 스팩이 상장된 바 있다.
최근 들어 스팩 상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은 증시와 공모 시장이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다. 공모주 흥행 실패사례가 이어지면서 직접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포기하고 스팩 합병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스팩 상장에 적극적인 것도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 실적이 떨어진 증권사들로서는 스팩 상장이 투자은행(IB) 부서와 회사 전체의 실적에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스팩 상장과 합병 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스팩 상장 과정에서 인수수수료를 받고, 또 스팩 합병이 성사되면 합병 자문 수수료까지 받는다.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도 당연히 수수료를 받는다. 올해 가장 많은 스팩을 상장시킨 곳은 IBK투자증권이다.
결국 최근의 스팩 증시 부진이 스팩 상장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이와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스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면서 “상장에 관심 있는 회사들과 증권사, 그리고 투자자들까지 조금이나마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스팩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