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수도권 공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A씨(34)와 같은 팀 직원들은 최근 문화교류를 위해 방한한 캄보디아 공무원들로부터 ‘정관장’을 선물 받고 깜짝 놀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자국 특산품을 서로 주고받았는데, 외국에서 온 손님이 면세점에서 구입한 우리나라 홍삼을 건넨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외식 기업들이 치킨과 소주, 떡볶이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인 홍삼까지 ‘K푸드’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UAE에 위치한 한 약국의 정관장 전용 카운터에서 약사가 고객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KGC인삼공사 제공
KGC인삼공사의 경우 동남아에는 할랄인증 획득 외에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류 열풍이 불면서 정관장에 대한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구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KGC인삼공사는 여세를 몰아 한국 홍삼을 중동에 알리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UAE(아랍에미레이트)를 거점으로 삼고 공략한다.
최근 UAE 현지에서 정관장 브랜드가 입점된 대형 체인 약국 소속의 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 행사 KGC 콘퍼런스를 열었다. 중동지역은 국내와 달리 홍삼의 주요 판매 채널이 약국이라, 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교육이 필수적이다. KGC 콘퍼런스에서는 고려인삼의 역사와 가치, 효능 및 제품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KGC인삼공사는 2020년 말 UAE 정부로부터 홍삼 농축액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홍삼 음료 등은 일반식품으로 등록 허가를 승인 받았다. 지난해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중동 지역 최초 세계적 규모의 박람회 ‘두바이 엑스포’에도 참여했다. 현재 UAE에는 Boots, Medicina 등 10여개의 체인 약국 200여 곳에 한국 대표 홍삼 브랜드 로 정관장이 입점해있다. 이 중 50개 매장에는 별도의 정관장 전용 카운터가 마련돼 있다.
2021년 12월 개장한 교촌치킨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에 현지인들이 줄 서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UAE는 중동 지역에서 경제규모가 크고 문화·유통 등 소비 트렌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개척해 나가야 할 곳으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개장 한 달 만에 매출 46만 디르함(약 1억5000만 원)을 돌파했다.
또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SARYA GENERAL TRADING)사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독점 공급 계약 및 중동 진출 확대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중동 지역 수출액은 약 250억 원 규모다. 2023년 목표는 두 배인 500억 원으로 잡았다.
이밖에 대상은 2009년 청정원 고추장, 된장 등을 앞세워 일찌감치 중동에 진출했다. 최근 들어 종가집 김치, 두부 등 신선식품이 카타르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채널인 까르푸, 룰루 등 21개 점포에 입점하면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K푸드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중동은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해 한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국 식품기업이 개척해나가야 할 곳”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현지인들이 제품을 직접 경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 출시 행사 등 마케팅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