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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복지', "경제 어려워도 쓸 돈은 쓴다"

2022-09-14 14:16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재정을 한다고 해도 이런 부분에 관해 쓸 돈은 딱 써 가면서 자립준비청년의 미래 준비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다."

지난 13일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정부의 복지 기조가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별적 복지'(선별복지) 방침이다. 이와 같이 말을 꺼낸 윤 대통령 뒤로는 '따뜻한 동행'이라는 간담회 캐치프레이즈가 걸려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정부 사회복지정책의 한 축인 '민간 사회서비스 혁신'을 강조하기 위해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을 방문했다. 선별복지와 동일한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9월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를 마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은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기관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아동 중 보호 종료 후 5년이 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1대1 관리와 자립지원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기업과 종교단체, 학교에서 관심을 갖고 애쓰는 것을 보고 정부의 대표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지난달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을 언급하면서 "마음이 무겁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윤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사회공헌활동에 힘쓰는 기업·학교·종교단체에게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정도였다.

윤 대통령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선별복지 행보는 지난달 19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표를 얻기 위한 정치복지에서 약자복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도, 이달 1일 위기가구 발굴체계 강화 현장간담회에서도 '약자복지 중심'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이전 정권 문재인 정부의 보편적 복지를 "선거용 정치복지"라고 지적하면서 차별화에 나선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선별복지' 행보는 지속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공개한 전체 예산안에 따르면,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합친 전체 예산을 전년도보다 41조원 줄이면서 복지 부문을 늘렸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부문을 제외한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92조 659억원으로 전년도 80조 6484억원보다 14% 이상 늘렸다. 이에 대해 고득영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전체 재정 지출을 줄여도 취약계층은 더 두껍게 보호하겠다는 새 정부의 약자복지 기조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비 때문에 집을 팔거나 규모를 줄이는 의료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재난적 의료비 지원'의 경우, 지원 대상을 6대 질환에서 모든 질환으로 확대했고 지원 한도액 또한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렸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정책 지원 분야도 11% 늘렸다. 이러한 지원 확대 기조는 기초수급자 장애수당, 차상위계층, 장애아동 가족, 의료급여, 맞춤형 돌봄, 자립청년 지원 예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와 관련해 서울 종로구 창신2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찾아가는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고를 겪다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진 '세 모녀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반드시 막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당시 현장에서 "복지수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정말 잘못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가구가 필요한 복지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발굴하고 찾아내야 한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것은 '정치 복지'지만 우리의 '약자 복지'(선별복지)는 진정한 약자의 자립을 돕고 가난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이러한 선별복지 기조가 방향은 맞지만, 디테일에 있어서 좀 더 다각적인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바로 저소득 여부로만 구분하는 '빈곤'의 기준이다.

소득의 높고 낮음이나 자립 시기 등 정량적 기준으로만 구분하면 이번 '세 모녀 사건'이나 보육원 출신 청년 사건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 여러 상황에 맞게 다차원적으로 작성된 '정성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취약계층이 단순히 복지 말고도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점이 이번에 제기된 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면, 그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자각하고 언제든 밝힐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은 서울 명동성당 무료급식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표를 얻기 위한 복지가 아니라 표가 안 되는 곳, 정말 어려운 분들 곁에서 힘이 되는 복지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다짐이 향후 어떻게 시행되고 성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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