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태풍 힌남노에 침수피해를 겪었던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고로 3기 및 일부 제강공장의 정상가동으로 철강 반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다만, 아직 완벽한 복구 작업의 마무리가 되지 않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제강공장의 전로 총 7기 가운데 4기, 연주 총 8기 중 4기를 재가동했다. 제강은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게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이며, 연주는 제강 과정을 거친 쇳물로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을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광양제철소 협력사 '두양전력' 직원들이 포항으로 달려와 복구를 도왔다. 두양전력 직원들이 물에 잠겼던 연주공장 유압 펌프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에서 냉천 인근에 위치해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압연라인은 복구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측은 "압연 라인의 배수 작업은 80% 정도 마무리됐다"며 "우선 가동이 필요한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완료돼 전원 투입을 시작했지만, 압연 라인 지하 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피해 규모 추산 및 압연 라인 복구‧가동 계획이 수립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포스코는 국내 철강 수급 안정화 및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난 13일부터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하고 있다. 보유 중인 재고를 신속히 출하하고 고객사 수급 안정화에 최우선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제철소 수리 일정조정 등을 통해 광양제철소를 최대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사에 긴급히 필요한 제품은 광양제철소에서 전환생산하는 방안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포스코의 스테인레스강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중이고, 다양한 제품들을 포스코제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피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이번 달까지는 큰 무리 없이 제품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업계는 향후 복구정도에 따라 영향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앞서 겪은 반도체 난과 달리 철강제품이 수급이 안되면 차량 제작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번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침수피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하여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반도체의 경우 부품수급 이후 기능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차량 출고가 가능하지만 철강제품이 수급이 안되면 차량 제작과정이 멈춰서야 되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같은 맥락에서 조선분야도 당장 충분한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분야 역시 철강제품이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와 꾸준히 소통을 이어가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고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앞으로 복구속도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7일부터 긴급하게 시작된 피해 복구 작업에는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제철소,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총력을 다해 24시간 매진했고 이에 더해 경상북도, 소방청, 해병대, 고객사 등 전국 50여 개 민·관·군의 지원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고로의 가동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포항제철소는 합동지원에 힘입어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넘겼으며, 지난 12일부로 전 고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하고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포스코 본사 및 포항제철소, 협력사 직원 약 1만5000여명이 투입됐고, 광양제철소 일부 인력도 피해 복구에 참여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