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1992년 '삼성 환경 선언' 뒤 30년 만에 '친환경'으로 경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은 지속 가능 경영은 물론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자 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선언은 글로벌 환경 난제를 해결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25.8TWh, 2021년)을 사용하는 ICT 제조 기업이다.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도 불리한 상황이지만 인류의 당면 과제인 환경 위기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은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환경 문제는 선택적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라는 인식을 밝히고 각종 환경문제를 산업현장에서 추방하는 '클린 테크, 클린 라이프' 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이후 삼성은 2005년 '환경 중시'를 삼성의 5대 경영원칙 중 하나로 지정하고 기업의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해 왔다. 또 2009년 '녹색경영비전'을 발표하고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환경선언을 통해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30년 DX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DS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
현재 삼성전자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는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와 LNG 등 연료 사용에 따른 것으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또 LNG 보일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전력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초절전 제품‧자원재활용…'삼성제품 사용이 지구환경 개선'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순환을 극대화해 지구 환경을 살리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제품의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활동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 물 다시 쓰고 살려 쓴다
삼성전자는 또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 극대화에 나선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DX부문도 수처리 시설 고도화로 용수 재이용을 확대하는 한편 2030년까지 글로벌 수자원 발굴 프로젝트와 수질 개선, 하천 복원사업 등을 통해 물을 쓴 만큼 100% 사회에 다시 돌려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글로벌 환경안전 인증 기관인 UL이 발급하는 폐기물 매립 제로 플래티넘 인증 획득(자원순환율 99.5% 이상)을 2025년 모든 글로벌 사업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의 도전 '탄소 잡고, 미세먼지 줄인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력과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환경난제를 해결하는데 공헌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 포집‧활용기술, 글로벌 환경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감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개발·상용화하기 위해 작년 9월에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탄소포집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한 뒤 전사와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탄소 포집·활용 기술개발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반도체 업계 공통의 탄소 배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반도체 산업의 친환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