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취임 100일차를 맞이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금감원 출입기자단과 첫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임기 동안 △금융시장 안정화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규제 혁신 △투명한 감독 등 네 가지 중점사항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주요국 통화긴축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사모펀드 사태와 반복되는 금융회사 사건·사고 등으로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취임 4개월차를 맞이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금감원 출입기자단과 첫 오찬간담회를 가졌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를 위해 금감원은 물밑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시장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입체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감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우선 대내외 불안요인에 선제적이고 협력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단기 유동성, 부동산금융 리스크 등 업권별 잠재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금융사의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본·충당금 적립, 비상자금 조달계획 등을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국은행과의 공동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를 통해 대내외 충격에도 금융사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자금중개 기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추락한 금융권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위험관리와 민생안정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연착륙을 도모하고,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해 국민과 동행하는 따뜻한 금융환경을 조성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금리상승으로 서민들의 금융부담이 커지고, 불합리한 금융관행이 만연하는 점을 가리키며 "금융위, 유관기관 등과 협력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불공정거래 및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엄정 대응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금융권 내부통제 개선 TF'에 적극 참여하고, 금융사의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에도 힘쓸 것임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온라인 플랫폼 금융상품 중개업, 빅데이터 수집·가공, 디지털자산 등과 같은 신사업 감독은 '시장규모 확대'와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양 축으로 할 것"이라면서도 "공정한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독과점 문제 또는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교란이 없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금융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진작함으로써 기업의 생산과 투자 활동 등 실물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이 확대되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감독업무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합리적 절차에 따른 투명한 감독'도 약속했다. 이 원장은 "감독업무에 대한 피감독기관의 수용성과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감독 절차의 사전·사후적 합리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감독정책을 펼침에 있어서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협의를 통해 금융회사가 잘 적응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위와 감독업무의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금감원이 공익을 너머 더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임직원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공익에 이바지한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묵묵히 업무에 임하고 있다"면서도 "단순히 공익을 위한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업무의 효과와 영향을 치밀하게 검토해 더 많은 사회 구성원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