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이 '추대' 방식이 아닌 '경선'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당 내에서는 혼란스러운 현 상황을 고려해 '주호영 원내대표 추대'로 가자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그러나 15일 이용호 의원(재선)이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합의 추대'는 불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차기 총선 승리를 통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바란다면 국민의힘 ‘외연 확장의 상징’ 저를 선택해달라”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 의원은 “당이 큰 위기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귀적 발언들만 나오고 있다”라며 “그러잖아도 절대 불리한 국회 지형 속에서 국민의힘은 책임감 있는 하나가 되기보다는 내분과 혼란에 빠지며 점차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9월14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임명장 수여 후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우리는 1년 6개월 여 남은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과감하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내 인사 중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 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그는 국민의힘의 유일한 호남 지역구(전북 남원·임실·순창) 재선 의원으로, 지난 대선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동안 새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추대론'과 '경선론' 두 가지로 나뉘었다. 그러나 후보자 등록일(17일) 이틀을 앞두고 이 의원의 전격 출사표를 던지면서 '추대론' 보다는 '경선'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이 의원 출마를 시작으로 당내에서도 그동안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 의원들이 '우후죽순'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거론된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의 김학용·윤상현 의원, 3선의 박대출·윤재옥·김태호·조해진 의원 등이다. 이들 중 3선 중진인 박대출 의원은 직접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할 뜻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은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각에서 추대론이 일부 있는데 그 흐름이 과연 당의 큰 흐름으로 모이느냐 부분에 대해선 아직 모르겠다"라며 "기본적으로 당과 대통령에게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대통령을 제대로 뒷받침하는 길이 뭐냐에서 출발해야 할 것 같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에서는 '경선'보다는 '추대'로 가는 게 당의 안정을 위해서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합의 추대론'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15일 "새 비대위가 꾸려지긴 했지만 아직 법원 판결이 남아있고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이 상태에서 원내대표 경선까지 가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라며 "합의추대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낸 건 1명 뿐이고 17일 후보자 등록일까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가운데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누구에게 쏠려있는 지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합의 추대론의 경우 '윤심'이 주호영 의원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라면서도 "그런데 오늘 이용호 의원이 경선 출마하면서 판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17일(후보자 등록일)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