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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택소노미’, 발표 9개월만에 ‘원전’ 포함

2022-09-20 14:03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원전을 미포함시켰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한 뒤 9개월 만에 변경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해외세일즈를 비롯해 친원전을 국가 경제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과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중립 달성 및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환경부는 20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 실증 △원전 신규 건설 △원전 계속 운전 등 원전과 관련한 3개 경제활동을 새롭게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조현수 녹색전환정책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12월 30일 69개 경제활동으로 구성된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재생에너지 등 탄소중립 및 환경 개선에 필수적인 64개 경제활동은 녹색 부분에, 에너지 발전 등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5개 경제활동은 전환 부분에 포함한 바 있다”며 “당시 원전의 경우 유럽연합(EU) 등 국제 동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해 최종 포함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EU는 원전이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력원이라는 측면을 반영해 ‘EU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켰다”며 “정부는 이러한 국제 기조를 반영해 녹색분류체계에도 원전 포함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3개의 원전 경제활동으로 구성된 이번 초안은 ‘EU 택소노미를 참고하되, 국내여건을 감안하기 위해 학계, 전문가, 시민사회, 산업계 등으로 구성된 세부 협의체, 관계부처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먼저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은 원전의 안전성 향상과 국가 원자력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 연구‧개발이 필요한 핵심기술을 포함한다.

원전 신규건설과 원전 계속운전은 환경피해 방지와 안전성 확보를 조건으로 2045년까지 신규건설 허가 또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설비를 대상으로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방폐장 확보 기준연도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조 과장은 “지난해 말 정부가 확정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존재함에 따라 따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확보 연도를 표기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다만 세부계획 이행을 위한 법률제정을 추가 조건으로 포함시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및 원전 해체비용을 보유해야 하고, 신규 건설의 경우 최신기술기준 및 사고저항성핵연료를 적용해야 함은 물론, 계속 운전 역시 2031년부터 사고저항성핵연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 과장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됨으로 인해 전·후방 원전산업에 녹색자금이 공급되고, 이는 또 원전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원전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금액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환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과장은 이번 K-택소노미 원전 포함에도 불구, 유럽에 원전을 수출할 때에는 EU 택소노미를 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전 기준과 관련 ’이중 잣대‘ 및 ’역차별‘ 우려에 대한 지적에 “녹색분류체계는 수출이나 사업 추진을 위한 의무나 규제가 아니고 친환경 경제활동으로서의 녹색자금 조달을 위한 자발적 지침”이라며 “EU에서도 택소노미는 기업에 적용되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투자자가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경제활동 목록도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부는 이번 초안 공개 이후 전문가, 시민사회, 산업계, 관계부처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경제활동을 포함해 원전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로운 활용을 통해 2050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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