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일산 킨텍스에서 지상군 전문 방위 산업 전시회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2022'(DX 코리아 2022)이 열렸다. 육군협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대한항공·현대위아·현대로템·한화시스템·LIG넥스원 등 첨단 방산 기술을 보유한 350여개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한화디펜스·한화시스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K-방산업계는 올해 K-2 흑표 전차·K-9 자주곡사포·FA50 파이팅 이글 경공격기 등 25조 원 규모의 폴란드 수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명실상부 글로벌 방산업계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한 한 해였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되고 있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사실상 신 냉전 체제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자유 진영에서는 우방국에 무기를 공급하는 K-방산에 대해 ‘민주주의의 무기고’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현대 로템 K-2 흑표 전차./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이날 기자의 눈을 가장 먼저 끈 것은 육중한 위용을 뽐낸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였다. 2014년 7월부터 실전 배치된 이 전차는 1500마력의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평지에서는 70km/h, 야지에서는 50km/h까지 달릴 수 있다. 침수 도하는 4.1m까지, 자세 제어는 상하·전후·좌우로 가능해 스펙상으로는 세계 최정상급 전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차는 지휘(command)·통제(control)·통신(communication)·컴퓨터(computer)·정보(intelligence) 등 5대 요소를 자동화 한 통합 전장 관리 체계 'C4I'와도 연계돼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내장 훈련·고장 진단이 가능하고, 냉방·위성 항법(GPS)·관성 항법(INS) 장치도 갖추고 있어 운용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 K808(8x8 보병 전투용 차륜형) 장갑차./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바로 옆에는 K808(8x8 보병 전투용 차륜형) 장갑차가 전시됐다. 이 제품은 육군 당국의 정식 소요 제기에 의해 제작된 것은 아니나 현대로템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다방면으로 성능을 개량해둔 것이다. 능동 방호(active protection)가 가능한 추진 장치가 달렸는데, 이는 미사일 계열에 대한 방어로 탑승자의 생존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적 드론의 주파수를 교란시키는 재머(jammer)를 탑재했고, 다목적 드론 스테이션을 자체에 마련했다"며 "타이어 유지 보수 등 군수 운용성 제고 차원에서 타이어 보호용 커버도 달아봤다"고 귀띔했다.
해당 장갑차 양 옆에는 카메라도 달려있었다. 대형 사이드 미러와 전면부 카메라도 달려있지만 혹시 모를 사각지대를 없애 전차 승무원의 조종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기아 소형 전술차./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옆 부스에는 기아의 소형 전술차(LTV, Light Tactical Vehicle)와 현대차 상용 트럭 액시언트를 기반으로 한 제품도 있었는데, 내연 기관차가 아닌 수소 전기형 모델을 출품했다는 점이 특기할 만 했다. 이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기술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콘셉트 카다.
해당 차량 제작 취지는 군 병력 생존성 향상에 있었다.
기아 관계자는 "수소차는 전기로 구동되는데, 소음이나 열을 내지 않아 기도비닉을 가능케 한다"며 "은밀한 군 작전에 쓰일 것으로 보고 당사가 먼저 제작해봤다"고 말했다.
정찰 임무를 수행할 때 쓰는 강습용 차량도 있었다. 역시나 수소 콘셉트 카인 이 차량은 현대차 넥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군 작전 요구 성능(ROC, 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에 따라 프레임도 보강하고 종경사·횡경사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기아 측 전언이다.
현대로템 다목적 무인 자동차(UGV)./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전투 시 감시·정찰, 지원 시에는 병력·물자 수송 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개발된 다목적 무인 자동차(UGV)는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에서 모두 선보였다. 이는 자율·종속·원격 주행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대로템은 전기 구동 차량인 이 제품을 육군에 2대를 이미 납품했다고 했다. 하지만 적재 중량과 최고 시속, 항속 거리 등 제반 사양이 한화디펜스의 것보다는 다소 열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K-9 자주곡사포·K-10 탄약 운반 장갑차·레드백 모형./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한화디펜스는 K-방산 수출을 주도하는 K-9 자주곡사포·K-10 탄약 운반 장갑차·레드백 모형을 전시해뒀다. 특히 이 중 폴란드로 수출하는 것은 K9A1형으로, 648문이나 된다. 최대 사거리 40km·탑승 인원 5명인 K9A1은 △조종수 야간 잠망경 △GPS △보조 동력 장치(APU) △후방 카메라 등을 갖췄다.
현재 한화디펜스는 포신 길이를 늘리고, 최대 사거리가 54km에 이르는 K9A2를 2024년까지 개발한다는 입장이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전기로 포와 포탑을 구동하고 냉방 장치·탄약 장전 완전 자동화·원격 무장 시스템을 탑재하게 될 것"이라며 "개발 성공 시 2030년대 초에 무인 원격·원격 주행이 가능한 K9A3에 58 구경장·무인 포탑을 넣고, 최대 사거리를 80~100km로 늘리겠다"고 전했다.
장사정포 요격 체계 모형./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LIG넥스원은 1:1 크기의 장사정포 요격 체계 모형을 현장 공개했다. 올해 시작한 이 사업은 2024년에 종료되며, 발사대 6개·레이더 1대·교전 통제 장비·1대·탄 192발로 구성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비슷하지만 수 백 발을 쏘는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이 요격 체계는 핵심 시설을 방호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현대위아 안티 드론 시스템(ADS)./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현대위아는 공중 폭발탄으로 하드 킬까지 할 수 있는 안티 드론 시스템(ADS)을 출품했다.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 소요로 만든 이 제품은 K4 화기와 40mm 탄을 채용했고, 1.5km 지점에서 드론을 탐지하면 원거리에서 정보를 모으고, 그 중에서 500m까지 가까워지면 드론만 타격하는 능력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중고도 무인기·저피탐 무인기·하이브리드 드론./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대한항공 부스에도 들러봤다. 이곳에는 유인기 엄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감시 정찰·전자파 교란·정밀 타격 등 독자적인 자율 임무도 수행 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육군용 저피탐 무인기를 만날 수 있었다. 미익이 없는 기종은 고기동은 할 수 없으나 스텔스 기능이 더욱 뛰어날 것이라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측 설명도 들었다.
스텔스 기능이 없는 중고도 무인기도 있었는데, 고도 13km로 날아다니는 이 기체는 날개 너비가 약 26m로 보잉 737 여객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한항공 측은 감시 정찰·영상 장비를 갖춰 악천후에도 200km까지 영상 촬영이 가능해 북한 내 정보 획득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구동되는 드론을 자체 개발했고, 연구 끝에 체공 시간을 2시간까지 늘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용 콘셉트는 다양화 할 수 있다"며 "현재는 통신 모듈을 달아 링크 연결을 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