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태평양을 횡단하면서 숨가쁜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국가 산업기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국가적 아젠다인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 회장은 21일(현지 시간) SK와 한국의 경쟁력을 알리는 ‘SK의 밤’ 행사에 앞서 “국내 투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첨단패키징 등 우리가 가지지 못한 기술들에 투자해 내재화하고 이를 국내 투자로 이어가는 선순환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저녁(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이는 SK의 대미 투자가 단순히 한 나라에 투자했다기 보다는 연구개발(R&D) 협력, 공급망 및 고객사 확보, 국가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의미다.
최 회장은 SK가 발표한 257조 원 규모의 투자 중 70% 달하는 179조 원이 국내 투자라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시기에는 개인도 기업도 생존을 위한 변신이 필요하다”며 SK가 국가 성장동력인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영역에서 국내외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 미 주도 반도체 동맹 등 현안과 관련, “한국의 핵심 산업을 둘러싼 여러 움직임에는 기회 요소와 위험 요소가 함께 있다”며 “관련 법안이나 정책이 최종 마무리되기 전까지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그에 맞는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에 정부와 기업의 입장이 다를 수 없는 만큼 이 문제 역시 민관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어 최 회장은 이날 저녁(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 참석, SK의 대미 투자를 포함한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환영사에서 “올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바이오, 반도체, 그린 에너지 영역에 걸쳐 총 300억 달러의 신규 투자와 2만 명이 넘는 고용 창출 계획을 소개했다”면서 “미국 내에서 SK가 이룬 성장은 미국 내 신뢰할만한 파트너들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량의 1%인 2억톤의 탄소 감축에 기여한다’는 SK의 넷제로 청사진을 밝히면서 “SK의 투자 많은 부분은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에 집중돼 있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SK의 밤’에는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댄 킬디 미시간주 하원의원 등 정관계 및 재계 고위급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SK측에서는 최 회장 외에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유정준 SK그룹 북미 대외협력 총괄(SK E&S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이 참석, 미국측 인사들을 상대로 SK 비즈니스 현황과 글로벌 경쟁력을 설명하면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저녁(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 회장이 제안해 지난 2018년 시작된 SK의 밤은 자본, 기술, 인재가 한데 모인 북미 시장에서 미국 주요 인사들에게 SK의 글로벌 경쟁력을 소개하는 소통의 기회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만에 재개된 올해 행사에는 여느 해보다 많은 수의 참석자들이 모여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편, 이날 SK의 밤 행사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소개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영상에 많은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등 부산 엑스포 만의 강점을 알리는 기회도 가졌다.
대한상의 회장이자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 회장은 유치 전망에 대해 “아직 1년의 시간이 남아 있고 대한민국만이 가진 경쟁력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어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에서도 유치 활동을 펼쳤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서 마츠모토 마사요시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추진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하고, 아시아 최고경영자(CEO) 모임 '아시아 비즈니스 카운슬(ABC) 추계 포럼'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만났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