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책을 기회로 정국 주도권 잡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민생 우선을 강조하던 이재명 대표마저 ‘의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며 논쟁에 발을 들여 국정감사에 앞서 여야 대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조문외교가 연이어 차질을 빚음에 따라 외교 참사를 빌미로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빈손외교, 비굴외교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력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외교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 년 간 국제무대에서 쌓아온 동맹과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정도의 심각한 사건”이라며 외교 참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예고했다.
더불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번 외교참사는 재앙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박진 외교부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즉각 경질해야하고, 김은혜 홍보수석 파면해야한다”면서 연신 압박에 나섰다.
외교 참사를 빌미로 시작된 민주당의 대여 투쟁은 최근 이 대표의 참전으로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그간 여야정 정쟁에 말을 아껴왔다. 이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가시화돼 전면에 나설 경우 여당이 제기한 ‘방탄’ 프레임에 역풍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4일 이 대표는 SNS를 통해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입니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합니다”면서 민생 우선 기조와 달리 쟁점에 뛰어들며 대여 투쟁에 신호탄을 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진행과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생과 정쟁 투트랙 전략으로 일관하던 이 대표가 전면에 모습을 비추게 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의 낮은 국정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0일~22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긍정 응답이 2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석열 정부가 민심으로부터 멀어져 이 대표가 역풍 우려 없이 투쟁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 대표가 직접 정부여당의 실책을 지적하는 것은 사법 리스크에 쏠리는 시선을 분산 시키고, 국정 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 전략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주춤한 틈을 타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고, 본격적으로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의뢰하고 자체 조사했다. 2022년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유선전화면접 10%(유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 및 무선전화면접 90%(무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였다. 응답률은 총 통화 9627명 중 1000명이 응답을 완료해 10.4% 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