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통신사들이 보안 강화를 위해 양자 활용을 늘리고 있다. 해킹으로부터 고객들을 보호하고, 수익성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보안칩 전문업체 아이씨티케이홀딩스와 하드웨어 물리적 복제 방지기능(PUF)을 탑재한 eSIM에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이 적용된 퍼프이심(PUF-eSIM)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LG유플러스 직원이 PQC PUF-eSIM을 들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제공
이는 양자컴퓨터를 동원해도 해독이 불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이 eSIM이 장착된 장비는 데이터 보안 및 인증 기능이 탑재된다. 차량 탑승자별 인증을 통해 특정 기간·조건에 따른 맞춤형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내 화상회의 보안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가상사설망(VPN) 등에도 보안기술을 적용하고, 양자내성암호 통합인증플랫폼을 통해 B2B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안랩과 손잡고 양자암호 기반의 VPN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 VPN은 클라이언트·서버가 연결되는 구간을 암호화, 접속 방식과 무관하게 양자암호 보안이 적용된다. 특히 클라이언트 서버 연결시 사용되는 키 값을 양자 난수 생성 방식으로 암호화한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난수를 만드는 일반 VPN 보다 보안성이 높다는 평가다.
KT는 기업·공공기관의 디지털 전환(DX)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안랩과 양자암호 VPN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하고, 공동 마케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시스템과 레이저 기반의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바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광자(빛 알갱이)에 정보를 담는 것으로, 제3자가 접근하면 데이터 내용이 어그러진다.
양자가스센싱 시스템 개념도/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에서 양자 기반의 가스센싱 시스템을 실증한다. 양자센싱은 미세 크기의 양자를 검출해 전기신호로 바꾸는 기술로,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양자가스센싱은 누출되는 가스에 레이저를 쏜 뒤 돌아오는 반사파의 빛 알갱이 수를 측정, 가스의 농도·부피 등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레이저 스캐닝을 통해 가스누출 형상도 파악하고, 확산 방향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퀀텀센싱과 협업해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내년 중 충남 보령에서 시스템 적용에 돌입할 예정이다.
양자암호키분배기(QKD)와 양자난수생성기(QRNG)에 이어 양자암호 기술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함께 글로벌 VPN 네트워크에서 PQC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앞서 10Gbps∙100Gbps급 암호모듈에 대한 국정원암호검증모듈(KCMVP)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한데 이어 '양자통신 암호화장비 하이브리드 키조합' 기술도 개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플리케이션 활용도 증가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사이버보안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다"면서 "더 강한 방패의 등장은 창끝을 날카롭게 만드는 만큼 앞으로도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