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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점 경신 원‧달러 환율...항공·석화업계 비명

2022-09-26 15:46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외환 시장 영향을 받는 항공·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26일 오후 3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2원을 기록했다. 150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업계 내 예상도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실적 악화 공포에 떨고 있다.

줄지어 서있는 대한항공 여객기들./사진=대한항공 제공


항공업계는 환율 변동의 위험에 노출된 대표 업종이다.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순 외화 부채가 약 35억 달러(한화 약 5조 120억 원)에 이른다. 달러 환율이 10원 올라갈 때마다 약 350억 원의 외화 평가 손익이 발생한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실적 보고서에 명시된 적용 환율은 올해 6월 말 1292.9원으로, 이날 대비 139.1원이나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6월 말 대비 환율로 인해 평가 손실이 4868억5000만 원 가량 늘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현금 흐름은 10원 오를 때마다 190억 원 가량 변동이 생기는데, 이는 현재 환율 기준 2642억9000만 원에 해당하는 현금 부담을 더 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항공기 리스 운용비 역시 늘어나 재무 압박 수위 역시 높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달러는 국제 유가와도 연동돼 있다. 통상 항공사들은 전체 영업이익 중 30% 가량을 유류비로 지출하는데,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정해진 가격에 유류를 미리 사두는 헤지 거래 방식을 선호한다.

대한항공은 최근 5년 간 평균 2800만 배럴 정도의 항공유를 소비했는데, 유가가 1달러씩 오를 때마다 401억 1560만 원을 더 쓰게 된다. 지난 16일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정보에 의하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가는 1개월 전보다 16.2% 떨어진 상태지만 달러 가치가 급등해 유가 하락분을 상쇄하게 된 상태다.

최근 입국자 PCR 검사 의무 폐지 검토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에 여객 수요도 늘고 있지만 이 같은 외부 변수에 대한항공 최대 사업 부문인 항공운송사업본부의 실적 역시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으로 위기를 넘겨왔다. 하지만 항공 화물 운임 단가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말 킬로그램당 12달러 수준까지 치솟던 홍콩-북미 TAC 지수는 올해 7월 8.5달러로 내려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통화별 수입-지출 균형화 차원에서 원화 고정 금리 차입을 최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원화·엔화 등으로 차입 통화를 다변화 해 달러화 차입금 비중을 축소하고 있고, 사내 정책에 따라 파생 상품 계약 등을 통해 환율·유가 변동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공장 전경./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석유화학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업계도 원가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를 겪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5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나 줄었다. NB라텍스는 위생 장갑 판매량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타이어용 범용 고무도 수요 약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 탓에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가전 비 성수기 진입에 따라 주력 제품군인 합성수지 수요 둔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창호·인테리어 자재 등 건축 자재 등을 제조·판매하는 LX하우시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8.5% 증가, 영업이익은 79.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환율과 유가가 오르는 등 매출 원가가 늘어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2분기에 한정하면 당기순손실은 475억4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1413.6% 확대됐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향후 △토탈 인테리어 사업 성과 창출 가속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원재료 가격·환율 상승 영향 최소화를 위한 원가 개선 활동 등을 추진해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자재 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PVC 가격 하락은 운반비 증가·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 매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학섬유 기업 휴비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매출액 2695억 원, 영업손실 147억 원, 당기순손실 133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공식 입장이다.

휴비스 관계자는 비상 경영 체제에 입각해 각종 비용을 절감 및 남미·아시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생분해·리사이클 등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냉감 섬유·스마트 섬유·발포 PET소재 등 기능성 소재 확대에 집중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석유화학 업황이 내년 하반기 이후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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