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화가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재추진하면서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그동안 주인 없이 가시밭길을 걸었던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의 통 큰 결단으로 21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산업은행은 26일 오후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 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6일 오후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 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이번 합의서는 한화그룹이 2조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고, 산업은행은 원활한 투자 유치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채권단과 함께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우조선은 한화그룹과의 투자합의서 체결 이후,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경쟁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후속 입찰참여자의 입찰 조건과 한화 그룹의 우선권 행사 여부 등에 따라 대우조선의 최종 투자자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 2001년 채무조정(워크아웃) 후,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으며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한화그룹에, 올해에는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될 뻔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한화그룹의 경영권 확보로 21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의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권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화는 지난 2008년에도 6조3000억 원을 들여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실사를 하지 못했고, 인수 조건 조율 과정에서도 산은이 대금 분할 납부 요청을 거절하면서 인수가 무산됐었다.
산업은행은 26일 오후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 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현재 대우조선은 잦은 파업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번 인수를 계기로 경영정상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 역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 하며 방산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최근 ㈜한화 방산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로 분산된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돼,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또 상호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게 될 경우 방산 수출 확대에도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한화가 최근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 대우조선과의 협업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한화그룹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