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주가지수가 급락하며 ‘블랙먼데이’가 연출됐다.
국내 증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주가지수가 급락하며 ‘블랙먼데이’가 연출됐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가 3%, 코스닥은 5% 폭락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9.06포인트(-3.02%) 급락한 2220.94로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7월 27일(2217.86)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는 36.99포인트 내린 692.37로 마감하며 하루에 무려 5.07%가 떨어졌다. 코스닥이 7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약 27개월 만이다.
급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단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일단락 될 것이라는 예상이 어긋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다. 9월 FOMC 이후 시장의 기조는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쪽으로 바뀌었다. 여기까지는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같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환율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22.0원 오른 달러당 1431.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하면서 무려 13년 반 만에 1430원대까지 오른 채 마감했다. 금융위기 수준의 환율이다.
이날 장중엔 그나마 시장의 안전판으로 언급되던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진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전제조건이 맞을 때, 그 근처일 때 얘기하는 것이 맞지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한미 통화스와프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결국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블랙먼데이’가 도래한 셈이다. 여기에서 지수가 더 떨어질지, 아니면 반등할지에 대해서도 쉽사리 전망이 힘든 형편이다.
일단 주가지수 하방 압력의 주요 원인인 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전망이 좋지 않아 보인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는 두 번째로 빠른 수준”이라면서 “단기 외채 비중이 양호해 당장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가 제어될 수는 있겠으나 환율 레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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