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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폭탄 해법은-①통화스와프 ]미 정치 해법 '힘의 논리'

2022-09-28 16:15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며 한국 경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무려 13년6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진폭을 키우며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식 거래대금도 급감 추세다.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며, 더욱이 대안이 마땅치도 않다. 미디어펜은 끝없이 치솟는 달러환율 추세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보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미 통화스와프는 전제조건이 맞았을 때 이야기하는 것.”

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며 한국 경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지난 26일 발언이다.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제조건이 맞지 않는데 마치 한국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미국에)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스와프란 두 국가가 환율 수준을 고정시킨 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교환할 수 있는 약속을 일컫는다. 한은 총재의 저 발언은 시장으로 하여금 한미 환율스와프 가능성이 사라진 것으로 해석하게 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3%, 코스닥은 5% 급락했다. ‘블랙먼데이’였다. 

이후에도 심각한 장면은 계속 해서 이어지고 있다. 28일인 이날 코스피는 지난 202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22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도 또 다시 4% 가까이 급락하며 670선까지 내려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무려 18.4원이 오른 1439.9원에 마감하며 1440선을 목전에 뒀다.

통화스와프에 대한 이 총재의 발언은 엄밀히 봤을 때 틀린 건 아니다. 최근 환율 상황의 심각성은 한국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며, 한국에 근본 원인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가 혼자서 폭주하듯 강세를 나타내면서 불거진 현상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엔화)이나 유럽(유로화), 영국(파운드화)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강달러’라는 말로도 부족해서 요즘엔 ‘킹달러’라고 부른다. 미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문제는 모두가 함께 위기를 맞는다고 해도 ‘타격감’이 국가별로 다르다는 데 있다. 나라별로 기초체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결코 체력이 좋다고 말하긴 힘든 형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무역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아시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로 필리핀‧태국 등과 함께 한국을 손꼽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지난 26일 "한미 통화스와프는 전제조건이 맞았을 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 모습. 2022.8.25.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1억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무역적자가 반년 동안 이어지는 것은 무려 25년 만이다. 우리나라 경기가 더 악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현재 2200선이 깨져버린 코스피 하단은 1900선 아래까지 열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한미 통화스와프에 과도할 정도로 많은 시선이 쏠리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특별히 쓸 수 있는 대안은 없는데 타격은 누구보다 심하게 받을 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한은 총재가 마치 국민들을 질타라도 하듯 ‘환율스와프 원론’을 국회에서 강의한 게 적절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어차피 환율스와프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시장의 시선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그룹이 오는 30일 발표하는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발표에 쏠린다. WGBI는 러셀그룹이 관리하는 채권지수로 미국‧일본‧영국 등 23개 주요국 국채를 아우른다. ‘선진국 국채클럽’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추종하는 자금만 2조5000억달러(약 3556조원)에 달하는 이 리스트에 한국이 등재될 경우 50조~6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워치리스트 등재는 ‘1차 관문’ 격이며 최종편입 여부는 내년 9월에야 결정난다”면서도 “이번에 워치리스트 등재만 이뤄져도 투자심리 개선과 환율 안정에는 적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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