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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4%, 적금 11%…유동자금 끌어모으는 은행권

2022-09-30 13:03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거듭된 금리인상 기조에 발맞춰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과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이 대규모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채권금리가 오르자,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덩달아 인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간 격차) 공시가 계속되고 있고,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어 '고금리 예·적금'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권 및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3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연합회 공시 상품 중 가장 높다. 만기 2~3년도 각각 연 4.20%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만기 1년 기준 최고 연 4.25%, 2~3년은 연 4.05%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만기 1년 기준 금리는 연 4.15%, 만기 2~3년은 연 4.00%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거듭된 금리인상 기조에 발맞춰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과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 정기예금'은 만기 1년 연 4.10%, 2년 연 4.64%, 3년 연 4.71%의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전날부터 정기예금 7종 및 적립식예금 20종의 금리를 최대 0.4%p 추가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만기 1년 연 3.91%, 2년 연 3.98%, 3년 연 3.99%로 각각 조정됐다. 

지방은행권에서도 고금리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은행은 '스마트모아드림(Dream)정기예금'의 최고금리를 만기 1년 연 4.11%, 2~3년 연 4.70%씩 각각 적용하고 있다. 만기 2년차 금리는 은행연 회원사 중 광주은행이 가장 높다.

연 10%대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상품도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한국야쿠르트(hy)와 제휴해 최고 연 11%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을 선보였다. 6개월제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저축한도는 1000원 이상 30만원 이하다. 금리는 기준금리 연 2.0%, 우대금리 최대 연 9.0%p를 적용해 최고 연 11.0%를 자랑한다. 다음달 14일까지 선착순 5만좌 한도로 판매 중이다. 

앞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추석을 맞이해 고금리 상품인 '코드K 자유적금'을 선보인 바 있다. 케뱅은 신규 고객 선착순 10만명을 대상으로 최고 연 10%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특별금리 룰렛이벤트'를 실시했다. 우대금리를 충족하기 위한 별다른 조건 없이 추첨에 따라 연 5%, 6%, 8%, 10% 중 하나가 무조건 당첨돼 금리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해당 상품은 1년 만기로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경쟁하듯 인상하는 건 채권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수신금리는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후 덩달아 올리거나, 시장금리와 연동해 오르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이 고강도 긴축정책을 펼쳐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동반 상승하자,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에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지난달부터 시행하면서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분을 예금금리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자,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풍차돌리기' 문화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풍차돌리기는 1년짜리 정기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매달 새로 가입해 돈을 모으는 재테크 방식이다. 1년 뒤 차례로 만기가 도래하면 그동안 넣은 돈을 상품별로 다달이 원금과 이자로 받을 수 있고, 이를 다시 은행에 예치해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 효과는 수신(예·적금)잔액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수신잔액은 28일 현재 총 793조 235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768조 5434억원보다 약 24조 6919억원 증가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정기예금은 729조 8206억원에서 753조 8268억원으로 약 24조 62억원 급증했고, 정기적금은 38조 7228억원에서 39조 4085억원으로 약 6857억원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적금 상품 금리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금리를 즉시 반영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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