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삼성SDI가 기후 변화 및 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전 세계적인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친환경 경영'을 선언했다.
삼성SDI는 최윤호 대표이사가 '기후 변화 대응'과 '자원 순환'의 2개 테마 아래 8대 세부 과제들을 선정, 중점 추진함으로써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환경 경영 전략을 전날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가 천안사업장에서 열린 임직원 소통 간담회 '오픈 토크'에서 환경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올 초 최윤호 사장 취임 이후 '2030년 글로벌 톱 티어 기업'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 △최고 품질 △익성 우위 질적 성장과 함께 ESG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삼성SDI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헝가리·톈진·말레이시아 등 해외 사업장부터 재생 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또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구매하거나 녹색 요금제·재생 에너지 공급 계약(PPA)·사업장 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등 활용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동원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특히 삼성SDI는 최근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이니셔티브다. 영국의 비영리 기구인 클라이밋 그룹과 CDP가 주관하며, 연간 100GWh 이상을 소비하는 기업이 가입 대상이다.
삼성SDI 의 온실가스 주요 배출 원인은 LNG이다. LNG는 배터리 공정 내 드라이룸 환경 조성을 위해 보일러 설비를 가동하거나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소각 설비 등에 사용하고 있다. 삼성SDI는 LNG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LNG보일러를 전기보일러로 대체하고, 드라이룸 내 제습기의 스팀 사용량을 줄이기로 했다. 또 소각 설비(대기 방지 시설)를 LNG 미사용 흡착 설비로 교체할 계획이다.
또한 공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회수하거나 재활용해 2050년까지 LNG 사용 원단위(매출 1억 원 당 LNG사용량)를 크게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연합(EU)에서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과 지속 가능한 배터리를 위한 배터리 규제(안) 법제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방안이 발효되면 단계적으로 탄소발자국 공개 의무화 및 배출량 등급화를 실시한 뒤, 궁극적으로는 배출량까지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SDI는 탄소발자국 산정을 위한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배터리의 제조 전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여 탄소발자국 인증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SDI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회사가 보유 또는 임차한 업무용 차량을 무공해 전기차로 전환하고 충전 인프라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2019년 기흥사업장의 통근 버스로 친환경 전기 버스를 도입하는 한편, 국내 사업장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임직원이나 고객들이 편리하게 전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해에는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공해차 보급 사업인 K-EV 100에 가입했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면 폐배터리도 점차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삼성SDI는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관점에서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코발트, 니켈,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소재들을 직접 광산에서 채굴하지 않고도 배터리 리사이클링 확대를 통해 재활용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국내 리사이클링 파트너사와 협력해 천안, 울산 등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등 배터리의 핵심 원소재를 회수하고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클로즈드 루프 체계를 2019년부터 구축,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말레이시아와 헝가리로 확대한 데 이어, 2025년까지 중국과 미국 등 당사가 진출한 전 거점으로 클로즈드 루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SDI는 배터리 재활용 전문 업체들이 전기차 폐 배터리·전동 공구·각종 IT 기기 등에서 리사이클링한 배터리 핵심 소재들을 배터리 제조에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그 비중을 더욱 높여 나갈 예정이다.
삼성SDI는 지난 5월에 연구소 내 '리사이클연구 Lab'을 신설해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 및 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파트너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및 산학 협력을 통한 재활용 신기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장에서는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일반 폐기물과 제품 생산 공정에서 폐유기용제, 폐유 등의 지정 폐기물들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이를 매립하거나 소각했는데 앞으로는 재활용을 확대하고, 보다 근본적으로 폐기물 발생량을 최소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일반 폐기물은 분리배출하고, 연구 개발 및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정 폐기물은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 업체를 통해 재활용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올해 이미 기흥과 청주 사업장에 대해 글로벌 인증기관인 UL의 '폐기물 친환경 인증 플래티넘 등급(재활용률 99.5% 이상)'을 획득했고, 2025년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대해서도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를 통해 2050년까지 사업장 용수 사용 원단위(매출액당 용수 사용량)를 2021년 대비 대폭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펌프 냉각수 공급 방법을 개선하고, 배터리 조립공정에서 사용하는 세정수나 빗물 등을 재이용할 예정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 보호 및 자원 재활용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삼성SDI는 모든 사업장에서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 제로화'를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사업장 내 입점 업체의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1월 CFO인 김종성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수장으로하는 '환경 경영 TF'를 발족했다. 이후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2월에는 기획팀 내에 있던 'ESG 전략 그룹'을 CFO 직속 조직인 '지속가능경영사무국'으로 재편했다.
또한 매 분기마다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개최해 대표이사가 직접 진척 사항을 점검하는 등 '친 환경 경영' 추진에 속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환경경영 관련 모든 활동들을 주주 등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방침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친 환경 경영은 미래 세대를 위해 기업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자 당사가 2030년 글로벌 톱 티어 기업이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기업 경영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 2003년부터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해 각 이해 관계자들에게 ESG 이슈에 대한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삼성SDI는 지난해까지 다우존스 지속 가능 경영 지수(DJSI) 평가에서 17번째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된 바 있고, 이는 국내 기업 중 최다 기록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